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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일상이야기

지리산! 고통속에 경험한 감성과 용기

jeremy797 2016. 5. 12. 22:52
지리산을 올랐다.

아주 오래전 노고단을 오른 기억을 떠올리니 지리산은 내게 다시 가보고 싶은 버킷리스트 였다.

장터목 대피소를 운좋게 예약 한 지인의 초대로 남자 4명이 뭉쳤다.

4일 연휴의 이틀을 바친 지리산 산행을 위해 동서울 고속버스에 몸을 싣는다.

백무동을 시작으로 등산화를 질끈~



백무동 코스는 장터목 까지 5.8 키로.
고수들은 넉넉히 3시간 이면 족한 코스이나
초보인 나에겐 팍팍한 길의 연속이다.


이제 겨우 1키로 남짓.




3키로를 올라서야 하늘이 보인다.
이래야 산 맛이지.
지리산은 고목들은 그 자태가 예술이다.


드뎌 능선이 보이는구나~



장터목이 저기~


겹겹히 놓인 '산세' 의 웅장함이 거칠면서도 포근하다.


장터목 대피소에 도착.

'대피소' 라는 이름은 어쩐지 부정적 단어의 느낌이다.

물론 지극히 산 초보의 감상 ~
(산행의 과정에 짧은 휴식 만을 제공하는 최소 공간의 의미겠지.
산장. 이라고 부르면 아마도 누군가는 한없이  늘어지고 말겠지 ㅎ )
 


배낭을 털자.
대피소의 만찬은 남자들의 수다와 소주잔으로 시작되어 산행의 무용담으로 이어진다.


대피소 취사공간은 그리 편하지 않다.
서서 먹고 마시다보니 바람이 절실하여
무심코 식당을 나서니
일몰이 막 시작되고 있다.



카메라로 담기에 실력이 부족하다.
이토록 아름다운 일몰은 처음이다.


일몰의 시간은 10분이 넘도록 이어진다.

산, 구름이 일몰과 어울어져 만들어 내는 하늘은 참으로 감동적이다.





은은함
포근함
화려함









다음날 새벽 4시.
동료들이 잠을 깨운다.

지리산의 최고봉 '천왕봉' 일출을 보려면  지금 올라야 한단다.

"힘들면 자고 있어~"

의지를 시험하는 이 말에 삐걱 거리는 다리를 두드린다.

깜깜한 새벽 산행은 처음이다.
랜턴도 준비하지 못한 초보는  고수들의 꽁무니를 어린아이 처럼 쫓는다.

1시간 반을 걸어 천왕봉을 본다.

일출을 기다리는 산꾼들..




저 자리가 명당이다.


일출을 기다리며..


천왕봉 인증..


해가 뜨기 시작.


사진에 담는것 보다 눈에 담긴 일출이 더 아름답다.


지리산의 이 느낌이 가장 좋다.
한없는 펼쳐진 산들의 향연..





반대편 산..




이제 하산이다.


천왕봉과 장터목 중간의 전망대.


제석봉의 고사목들.


이 고사목들은 수십년전 도벌꾼들이 빼곡히 자리잡은 나무들을 불태워 (나무 도둑질을 감추기 위해) 진 후 현재의 모습이 되었단다.



고사목이 주는 묘한 아름다운 뒤에 숨겨진 진실이란..







이틀 합쳐 15시간의 산행.

초보에겐  쉽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살면서 두번째 겪은 지리산은
감성과 용기를 얻은 기회였다.


  초보를 이끌어준 고수 산꾼들에게 감사

                                2016.05.11 제레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