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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TV보다 더 스마트한 게임콘솔의 진화! 본문
한국의 XBOX 구매자들은 XBOX Live로 제공되는 ‘영상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그런데 XBOX, PS3, 닌텐도 Wii는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 모두 게임콘솔 안에 비디오 영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게임콘솔을 이용하면서 유투브, 넷플릭스, 훌루, VUDU등을 통해 보고싶을 때 언제든지 영화나 드라마를 시청할 수 있다.
한국 시장의 크기가 작기 때문에 아직 제공되고 있지 않아 게임콘솔의 이러한 서비스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경험상으로 알 수는 없다.
최근 6월 초에 개최된 E3 게임컨퍼런스에서 소니는 “PS3가 넷플릭스의 스트리밍 이용량의 30%를 차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소니의 발표이기 때문에 액면 그대로 믿기는 어렵지만 게임콘솔을 통한 영상 이용량이 대단히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3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 안에 ‘빙’ 검색을 연동하고 미국 시장에 2011년 내 실시간 방송을 제공할 준비가 되었음을 밝혔다. ‘빙’ 검색의 도입은 구글TV를 겨냥한 대응으로 보인다. 아울러 XBOX는 SDK를 공개하여 마이크로소프트 주도의 콘텐츠 에코 시스템을 위해 그들만의 닫힌정원(Walled Garden)을 개방할 준비를 하고 있다.
스마트TV와 비교해 볼 때 게임콘솔은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스마트TV의 구매자는 주로 35세 이상의 집안의 부모들이다. 반면 게임콘솔은 집안의 30세 이하의 자녀들이다.
게임콘솔의 구매자들은 적극적으로 TV와 게임콘솔 사이에 인터넷 라인을 연결한다. 인터넷 활성화 수준이 스마트TV에 비해 몇배 이상 높다고 볼 수 있다.
인터넷과 연결된 게임콘솔은 네트워킹을 통한 게임의 이용 뿐만 아니라 영상 시청을 촉진시킨다. 게임이 영상 시청을 촉진시킬 수 있는 것은 게임콘솔이 TV와 연결되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게임콘솔은 거실 보다는 방 안의 TV에 연결되는 비율이 높다. 훌루등 콘텐츠 사업자들은 특별히 힘을 쏟지 않아도 새로운 콘텐츠 시장이 열린 셈이다.
마이크로소프트등 게임콘솔 제조사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게임콘솔간의 ‘경쟁 무기’로 영상 서비스들을 제공한다. 그런데 XBOX, PS3등 대부분의 제조사들이 거의 유사한 영상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이것만 가지고는 ‘엣지’를 만들 수 없다. 그리고 스마트TV나 ROKU등 콘텐츠 전용 셋톱박스등과도 경쟁이 불가피하다.
최근 게임콘솔의 콘텐츠 에코시스템은 2가지 면에서 크게 진보하고 있다.
첫째는 UX의 혁신이다. KINECT를 탑재한 XBOX가 먼저 치고 나왔다. 음성 검색을 통해 콘텐츠를 검색하고 콘텐츠를 이용할 때 어렵게 로그인 입력을 하지 않고 KINECT를 통해 가족들의 얼굴을 인식하여 영화를 구매할 수 있다.
E3에서 발표된 닌텐도의 Wii U는 TV와 연결된 별도 단말로 완벽한 Two-Screen 연동 게임을 발표하였다. 향후 영상의 연동까지 가능해질것으로 예측해 볼 수 있다.
두번째는 콘텐츠의 경쟁 차별화인데 XBOX는 실시간 방송을 무기로 쓸 예정이다. 이미 XBOX LIVE 서비스는 영국에서 SKYTV, 프랑스에선 Canal Plus, 호주의 Foxtel과 제휴를 통해 실시간 방송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미디어룸(Media Room)’ 이라는 IPTV 솔루션을 팔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시너지 역할을 하고 있는것으로 보인다.
게임과 영상은 부자연스러운 궁합이다. 그런데 TV와 연결된 게임콘솔은 아주 친밀하게 동거를 하고 있다.
콘솔 제조사가 제공하는 게임콘솔 멤버쉽(XBOX는 등급별로 XBOX LIVE 이용자들을 관리한다)과 게임콘솔안에 둥지를 틀고 있는 넷플릭스와 같은 또다른 영상 멤버쉽이 교차하면서 영상 콘텐츠가 고객 가치를 높여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스마트TV는 소리없이 영상 전달 디바이스의 강자로 등극하고 있는 게임콘솔에 비해 “하드웨어는 빛나지만 충성도 높은 고객은 없는 허약한 게이트웨이” 가 아닐까?
게임콘솔의 콘텐츠 에코 시스템에도 단점은 있다. 이들은 TV와는 강하게 묶여 있지만 상대적으로 N-Screen 단말기간 연동에는 약하다. 이러한 단점의 극복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모바일7 버전부터 스마트폰에 XBOX LIVE 메뉴를 두어 TV와의 연동을 시도하고 있다.
케이블이나 IPTV, 스마트TV와는 달리 게임콘솔에서 영상은 부가서비스이다. 부가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훌륭하게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게임콘솔의 움직임은 단말기와 고객사이에서 ‘고객 가치’를 지속적으로 상승시키기 위한 노력의 결과라는 것을 평가해야 한다.
게임 이용자들은 소위 ‘하이 테크노’ 들이다. 콘솔이 아니더라도 합법, 불법적 방법을 통해 영상 소비가 가능한 기술 이용 수준이 높은 집단이라는 의미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이들에게 ‘콘텐츠 머니’를 끌어낸 게임콘솔 사들의 꾸준한 노력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한국을 포함하여 아시아 지역으로도 XBOX등 게임콘솔을 통한 콘텐츠 서비스가 제공될 준비가 시도되고 있다. 게임과 영상의 행복한 동거가 한국에도 성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