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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의 VUDU인수에서 얻는 교훈: 하이브리드한 비즈니스 기회포착

jeremy797 2010. 3. 1. 20:05

월마트는 할인점의 지존이다.  이들이 왜 영화 콘텐츠로 부가 유통 시장에서 온라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회사를 인수한 것일까?  (관련기사 보기)

한국의 신문 보도 처럼 디지털 콘텐츠 까지 포함한 모든 것을 판매하기 위한 단순한 판매전략의 일환일까?

 

단순히 보자면 온라인 시장에 콘텐츠 수익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미래의 간접적 경쟁 시장에 대한 선행적 포석이라는 판단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창업한지 이제 3년에 불과한 VUDU라는 작은 회사가 만들어내는 콘텐츠 수익의 크기는 월마트의 전체 매출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월마트가 이 시장에 뛰어들만한 몇가지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첫번째 단서 : DVD 판매 선두 매장 월마트

 

미국에서 DVD 판매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유통 매장 중 하나가 월마트라고 한다.  DVD는 미국의 영화산업에서 27%가 넘는 산업의 파이를 가지고 있는 부가 유통 시장의 빼놓을 수 없는 시장이다.  DVD 타이틀의 판매는 DVD 플레이어나 블루레이 플레이어 , 더 나아가 TV 의 판매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일종의 샤워효과(Shower Effect)이다. 

 
그런데
DVD 시장은 넷플릭스와 같은 온라인 대여 사업이나 레드박스(Redbox)와 같은 키오스크(Kiosk)형 저가 대여 사업 모델들로 인해 서서히 정체 하고 있는 시장이다.  헐리우드가 소위 홀드백(Holdback) 질서를 명확히 하여 DVD 대여를 DVD 출시 후 28일 이후에 가능토록 조정하고 있기는 하지만 DVD 판매 시장의 축소는 갈수록 커질 수 밖에 없다.

특히 넷플릭스의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나 TV VOD등 다양한 온라인 서비스등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비즈니스의 위협 요인이다.

 

월마트는 이미 2004년 디지털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를 시작으로 2007년 영상 (영화와 TV 드라마) 다운로드 서비스를 시작해왔다.   그러나 온라인 사업에서는 아이튠즈나 아마존에 비해 후발 사업자 였던 월마트는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지 못하였다.  

 

이번 VUDU의 인수는 온라인 시장에서 사업 경험(콘텐츠 유통 인프라나 제휴 경험)을 획득함으로써 베스트바이(Bestbuy), 아마존 등 디지털 콘텐츠나 기기 유통의 경쟁자들과 어깨를 견주고자 하는 의지를 분명히 한것이다.

 

 

두번째 단서 : 인터넷 연결 TV의 성장은 월마트의 기회

 

DVD의 판매가 점차 축소할 것이니 이를 자연스럽게 대체할 수 있는 디지털 온라인 사업을 준비한다는 전략만으로 VUDU의 인수는 시너지 효과가 다소 부족하다.  

 

월마트는 <가장 가격이 싼 할인매장> 이라는 업의 본질을 가지고 있다.  어떤 부가 사업도 월마트라는 오프라인 매장으로 고객을 불러들이는 효과가 있어야 궁극적인 시너지가 창출된다.  DVD 판매는 월마트와 고객의 접점을 만드는 수단인것이다.

 

잡화나 먹거리를 구매하러 온 고객들이 주말에 보고싶은 영화를 DVD로 구입 (또는 그 반대) 하는 문화가 월마트에 방문하지 않아도 디지털 다운로드로 영화를 시청할 수 있는 환경으로 대체되는 것은 월마트의 본체 사업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러한 시너지는 <TV 의 변화>에서 해답을 찾아볼 수 있다.  TV가 인터넷과 연결되는 진화는 TV만 구입하면 언제든지 다양한 콘텐츠를 집안의 인터넷과 연결하여 시청할 수 있는 이용자의 편의성을 제공한다. 

이러한 미래를 일찍 간파한 넷플릭스라는 온라인 DVD 대여회사는 2년전부터 인터넷과 연결되는 TV나 셋톱박스에 넷플릭스의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 Watch Instantly> 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08/11/19 - [TV 2.0 & 미디어2.0] - 온라인 DVD대여 넷플릭스의 새로운 도전
)
 

최근 소식에 의하면 넷플릭스가 제휴한 TV 가전사와 셋톱박스(특히, 게임콘솔) 가 무려 50여종에 이르고 있다.  2년전에 비해 넷플릭스의 가입자도 증가하여 1천만을 넘어섰고 1천만 가입자 중 62%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경험했다고 한다.  자신들의 본체 사업도 지키면서 디지털 사업에 대한 새로운 길을 연 것이다.

 

이러한 선행 사례를 경험한 월마트는 VUDU를 인수함으로써 단순히 인터넷 다운로드나 스트리밍 서비스를 넘어서 <TV와 연결된 서비스>를 선택한 것이다.  VUDU 7 TV 가전사와 제휴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VUDU Apps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여 영화 이외에도 트위터, 페이스북등 다양한 인터넷 소셜네트워킹 서비스를 TV에 제공하려 하고 있다.  VUDU는 월마트 인수 직전 VUDU 브랜딩의 셋톱박스 생산을 중지한다고 밝히면서 TV와의 제휴 의지를 더욱 공고히 하였다.
(2010/02/24 - [분류 전체보기] - 셋톱박스의 미래는 셋톱박스가 사라지는 것)

 

최근 iSuppli 에서 발표된 자료에 의하면 2010 1월달에 판매된 미국의 TV 25%가 인터넷과 연결된 TV 이며 2013년 까지 디지털 TV 40%가 인터넷과 연결된 TV 라고 밝힌 바 있다. (관련기사 보기)

 

TV는 디지털 가전 전문매장인 베스트바이(Bestbuy)나 할인매장인 월마트등에서도 유통된다.  월마트가 VUDU를 가지고 있다면 VUDU가 제공되는 TV의 판매 활성화를 꾀할 수 있으며 고객들을 월마트로 빈번하게 방문하도록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설명한 DVD로 인한 샤워효과(Shower Effect)를 새로운 방법으로 이어갈 수 있다는 의미이다.

 


TV
가전사들 편에서도 월마트의 VUDU 인수는 인터넷연결 TV의 유통에 큰 도움이 되는 일이 아닐까?(아직까지 VUDU와 제휴하고 있지 않은 SONY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

 

이상의 시나리오는 DVD 판매가 월마트에서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벌어진 비즈니스 생태계의 파생 현상이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적절하게 엮어감으로써 사업의 본체를 지키면서 디지털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사업 전략은 벤치마킹 해 볼만한 소재이다.

 

한국에서는 이미 판매용 DVD 시장이 거의 죽은 바 있고 이마트나 홈플러스등도 디지털 콘텐츠 유통은 관심 대상이 아니다.  따라서 미국의 변화를 한국과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

 

오히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오고가는 연계형 사업모델이 점차 넓어지면 고객의 접점도 다변화 될 것이므로 이종 산업의 인수등을 통해 시장 파괴형 사업 질서가 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인터넷 포털 다음이 펼치고 있는 지하철 사이니즈 등이 유사한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디지털 유통이 오프라인은 만나 더욱 다양해진다면 온/오프라인이 모두 활성화되는 기회가 발생할 것이다.  이것이 월마트에서 얻는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