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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스페이스 몰락에서 무엇을 배울까?

jeremy797 2011. 7. 9. 23:40

마이스페이스가 헐값에 매각된다는 기사를 접하고 온라인 기업의 몰락에 대해 고민을 해본다.  온라인 서비스에 관련된 기업이나 종사자들에게는 실패의 과정을 짚어보는 것이 성공 원인 분석보다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몰락의 원인은 무엇일까?   

 

지나치게 미디어 콘텐츠에 의존, 오픈 생태계에 적응하지 못한채 폐쇄적 운영, SNS의 본질은 소셜 그래프가 아닌 팬클럽 모음 사이트로 전락, 성과 조급증으로 광고 사업을 노골적으로 붙여 느려진 서비스 속도,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로 매개하다 보니 10대 계층에 국한된 타겟층의 미확산 등을 이유로 꼽는다.

 

모두 맞는 말이지만 웬지 드라이한 평가들이다.  성공이던 몰락이던 과정에 대한 평가는 현실의 잣대를 들이대기 마련이다.   특히 마이스페이스의 자리를 뺏어 왕좌에 오른 페이스북의 성공 이유는 마이스페이스의 몰락의 원인과 같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대부분의 평가들을 페이스북과 관련이 있다.


 마이스페이스의 장점인 음악등 콘텐츠와 결합된 SNS가 낙후된 컨셉일까?  후발 사업자인 페이스북은 인간 본연의 관계를 엮는 SNS로 차별화에 성공했다.   마이스페이스에 비해 매우 빠른 UX와 오픈 생태계를 적극 활용하여 만든 소셜그래프로 성공 가도를 달렸고 마이스페이스의 이용자들이 말을 갈아탔다. 

 

통상 2위 사업자는 차별화 보다는 미투전략으로 시장에 진입하여 1위 사업자의 약점을 노려 조금씩 이용자를 장악해가기 마련이다.   그런데 전혀 모양새가 다른 서비스로 승부를 걸었던 페이스북은 1위 사업자가 가진 자산의 절반 이상을 빼앗고 SNS가 무엇인지 모르던 계층 까지 끌어들여 새 영토를 만들었다. 

 

마이스페이스는 너무 일찍 뉴스코프에 팔렸다.  SNS와 콘텐츠와의 밀결합에 미래 가치를 보고 뉴스코프의 손에 들어간 마이스페이스는 변신의 기회를 놓쳤다.   어쩌면 콘텐츠로 똘똘 뭉친 뉴스코프의 기업 문화가 마이스페이스의 변신에 독이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변신의 속도 보다 경쟁 서비스로 말을 갈아타는 네트워크 효과가 몇 배 빠랐다.  한가지 의문!  통상 어떤 산업이나 서비스들도 성숙기 시장에 들어가면 시장의 지분을 몇 개 사업자들이 적당한 크기로 나누어 먹기 마련이다.

 

그런데 마이스페이스의 전략적 패착도 있기는 했지만 SNS 시장은 페이스북의 독식 체제로 변했다.  이것은 SNS 시장의 특징일까?  소셜은 인간의 관계도의 합 이기 때문에 N개의 서비스가 의미가 없다는 것일까?  최근에 문을 연 구글플러스나 한국의 미투데이, 애플의 Ping 등은 고전을 거듭하다가 유의미한 시장 크기 확보에 실패하고 말 것인가?

 

위치기반 SNS, 소셜TV와 같은 콘텐츠 활용형 SNS SNS의 서비스를 횡적으로 변화시킨 니치 시장정도만이 생존 가능한 것일까?  쉽게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

 

어떤 이들은 페이스북은 스마트모바일 시대 이전에 탄생한 플랫폼 이기 때문에 이에 맞서기 위해서는 모바일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한다.

 

일견 맞는 말이지만 스마트모바일 시대에서 나타나는 한가지 특징은 서비스와 플랫폼, OS 사업자간의 결합력이 매우 높다는 특징이 있다.  지분 관계나 서비스 밀결합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합종연횡해 있는 이들의 관계는 새로운 플레이어 탄생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마이스페이스 몰락의 또 다른 원인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뉴스코프는 콘텐츠 전반의 밸류 체인을 거느린 기업이다.  이들은 스마트모바일을 지나치게 신중론으로 지켜만 보았다.  페이스북이 스스로의 브랜딩 효과와 스마트폰 열풍에 힘입어 퍼져나가는 사이, 마이스페이스는 디자인 교체에 몰두했다.

 

구글이  구글플러스의 행아웃 서비스가 발표되고 2주 후 페이스북은 스카이프 영상채팅을 발표했다.  스마트모바일 시장의 기술 대응 수준은 대단히 빠르거나 고객의 행동 패턴을 읽는 능력이 유사하다.  결국 콘텐츠 공룡의 꼬리를 잡은 마이스페이스는 시장 대응 속도를 따라가기 힘들었다.

마이스페이스의 몰락을  "고객의 변화를 수용하는데 실패" 했다고 보는 시각 보다는 경쟁사들의 빠른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한점이 패착의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왜 구글은 페이스북을 그대로 닮은 구글플러스로 경쟁에 뛰어든 것일까?  전형적인 미투전략이다.  뒤지는 순간 빠르게 선발자를 따라가야 한다. 

 

마이스페이스의 몰락을 콘텐츠 적 시각에서 보자면 콘텐츠를 우회적으로 활용한 사업의 실패로도 보여진다.  콘텐츠는 사람간의 관계와 소통에 등장하는 윤활유와 같은 존재이다.  콘텐츠와 인간와 관계를 엮어보려한 마이스페이스의 실패는 콘텐츠의 소비소셜네트워킹은 각각 별개로 존재하는 영역이라는 의미일까?  
이 부분은 명확히 결론내리기 쉽지 않다. 

시장과 고객은 스스로 진화하기도 하지만 수많은 스타트업과 기존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에 의해 급격히 또는 완만하게 변화한다.  기업은 자신들이 설계한 성공 방정식만을 믿고 외부의 변화에 둔감하다면 온라인에 기반한 서비스들은 언제든지 통제할 수 없는 수준으로 고객들이 이탈할 수 있다는 점을 마이스페이스에서 배울 수 있다.   

하지만 마이스페이스에도 아직 이용자들은 남아있다.   트래픽 매집으로 광고 사업에 몰두하는 장사꾼에 팔린 마이스페이스가 초심을 찾아 재기에 성공할 수도 있을것이다.  그것이 온라인 사업의 묘미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