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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클라우드는 혁신인가? 개선인가?

jeremy797 2011. 6. 12. 22:57

애플의 아이클라우드가 발표된지 1주일이 흘렀다. 잡스 프리젠테이션의 마취효과로 몇일간의 찬사가 이어졌지만 지금은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이미 클라우드라는 기술은 수년전부터 존재해 왔기 때문에 아이클라우드가 어디에도 없던 신 개념 서비스가 아니라는 점에는 모두 동의한다. 

애플은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기술을 고객의 관점에서 쉽게 풀어내고 이를 서비스로 만드는 마법사의 역할을 해왔다.  아이클라우드 역시 기존의 클라우드와는 다른 차별화 요인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차별화의 핵심은 구글과 아마존의 클라우드가 PC에 기반하여 모바일등 단말기를 연동하는 개념이라면 애플은 모바일 단말 속에 존재해 있는 이용자들의 콘텐츠와 정보를 클라우드와 연결한다.  사진, 주소록, 캘린더 등 사적 정보와 콘텐츠를 여러개의 단말에 간단한 조작 만으로 옮길 수 있다.  이용자 관점에서 사용성이 몇배로 개선될 수 있다.     


두번째는 애플이 가진 아이튠즈와 고객이 소유하고 있는 불법과 합법등 모든 음악 콘텐츠를 매칭하여 클라우드에 빨아 올린다.  저 음질의 불법 음원이 256 AAC의 신데렐라로 둔갑하는 마술도 보여준다.

 

이 정도 수준의 아이클라우드 서비스는 얼마나 혁신적인가?


하이테크 마케팅의 관점에서 보자면 고객의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는 크게 4가지가 있다.   기존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선하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하는데 적용될 수 있는 4가지 방법은 제거, 감소, 증가, 창조라는 방식이다.

 

아이클라우드는 기존에 존재하고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창조즉 혁신일까?  창조를 통한 혁신은 이로 인해 새로운 시장의 창출이 가능하고 부가가치가 창출되어 기존 자산이 강화될 수 있어야 한다.


아이클라우드는 애플의 단말기와 플랫폼을 애플의 가입자와 단단하게 연결하는 링크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것이 경쟁자들과의 격차를 벌리는데 사용될  새로운 경쟁 무기가 될것이라 확신하기는 어렵다. 


24불 수준으로 판매가 예정된 아이튠즈 매치 서비스는 미국 계정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며 각 국에서 자유롭게 이용이 제한되어 있다.  국가별 계정을 별도로 만들어야 하는 아이튠즈의 가입자 관리 체계는 향후 글로벌 클라우드로 확산이 된다고 하여도 이용자 단말에 존재하는 음원을 하나의 계정으로 관리하기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클라우드로 빨려들어간 음악은 단말기가 연결될 때마다 스트리밍으로 스피커의 볼륨을 높일 수 없다.  여전히 이용자들은 단말기에 저장 공간이 별도로 필요하다.  


뉴욕 타임즈의 블로그 분석에 의하면 256kbps로 둔갑한 음원은 오히려 기존 보다 큰 용량의 단말기가 필요하기 때문에 애플의 단말기 판매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애플의 입장에선 손해나는 장사가 아니지만 클라우드의 철학이 저용량 단말기만으로도 콘텐츠 이용이 가능한 '단말기 저가 확산' 과는 거꾸로 가는 트렌드이다. 
 

아울러 아이클라우드에서 서비스 구조안에 포함된 콘텐츠는 음악에 국한되어있다.  영상 콘텐츠를 매치 서비스로 만들지 못하므로써 이용자는 단순 보관으로만 클라우드를 이용할 수 밖에 없다. 

영상을 아이튠즈 매치안에 포함시키지 못한 이유는 저작권자와의 미합의나 음원에 비해 다양상 영상 포맷을 일원화시키거나 변환 구조를 만들기 쉽지 않다는 점,  음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용량이기 때문에 클라우드의 땅을 많이 차지한다는 단점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전체 가입자에게 제공되는 5GB의 무료 공간은 애플 제품을 구매하기를 주저하는 이용자들에게 신선한 엣지가 될 수 있을까 PC와의 연결을 끊어버린 애플 단말기들은 이제 버튼 한번이면 모든 정보가 클라우드에 저장되어 다른 애플의 단말기에서 꺼내어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이용자들은 주소록이나 전화번호부, 캘린더 등 다양한 정보를 편리하게  관리하고 단말기간 연동을 손쉽게 하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이미 정보를 관리하는 방법이 대단히 아날로그적 방법에서 여러 사업자들이 제공하는 디지털 방식등 다양한 형태로 보관하고 저장한다.   저변에 확대되어있는 관습화된 방법으로도 크게 불편함이 없다.  그리고 약간의 불편함으로 단말기를 교체하는 수년에 한번씩 발생하는 것이므로 반복적 행위가 아니다.

(물론, Photestream 과 같은 서비스 처럼 사진을 단말기간 연동을 통해 공유하는 아이클라우드 서비스는 매우 매력적임에는 틀림이 없다)
 

결국 아이클라우드는 애플 제품의 이용자들을 자신들의 영토안에 오랫동안 머물게 하기 위한 인프라적 안전장치이다.  앞서 설명한 기준에 의하면 가치 창출의 수준이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의 증가의 범주에 속하는 정도이다. 

 

물론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에 비해 차별화 요소는 분명히 보인다.  하지만 이것이 게임 체인저(game changer) 수준의 빅뱅은 아니라는 것이다.

 

스마트모바일 시장이 성숙기로 접어들면서 기술이나 서비스 그리고 콘텐츠 모델이 다양하게 출현한다.  특히 미국 시장은 OS 제공사들이 만들어내는 콘텐츠 유통 (아이튠즈 등)과 콘텐츠 오너들이 직접 건축한 유통 백화점 (훌루 등), 넷플릭스와 같은 전문 콘텐츠 유통사들이 제공하는 모데들이 다양하게 직, 간접적 경쟁에 매달려 있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1개 사업자가 제공하는 콘텐츠 저장 창고인 클라우드를 임대하여 차곡차곡 콘텐츠를 쟁여놓고 이용할 수도 있지만 보고 싶거나 듣고 싶을때마다 서비스 사이트에 접속하여 실시간으로 즐길 수도 있다. 

 

클라우드가 마치 콘텐츠 소유의 시대에서 콘텐츠 소비의 시대를 여는 새로운 플레임(frame) 처럼 될 것 같지만 이용자 관점에서 클라우드와 개별 콘텐츠 서비스들은 경계면이 매우 모호하다.  즉 이용자들은 쉬운 방식을 택할 뿐이라는 점이다. 


개인 정보나 콘텐츠의  보관을 기업에게 맡기는 것에 대한  이용자들의 보편적 합의도 논쟁 요소이다
 

조금 더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클라우드가 제공되는 사업자를 쫒아 단말기가 판매되고 콘텐츠가 소비되지는 않는 다는 것이다.


애플의 행보는 점점 예측 가능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성숙기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위해서는 기업이 보유한 자산들을 기반으로 혁신의 요소를 찾기 마련이다.   아이클라우드는 음악 시장에 대한 장악력과 모바일미와 같은 유료형 클라우드 서비스의 경험과 단말기간 연계형 UX에 대한 인사이트가 합쳐진 결과이다.   

그러나 아이클라우드, Airplay, Facetime, Ping 과 같이 내부의 생태계의 혼합으로 만들어진 서비스들은 폐쇄적일 수 밖에 없다.   결국 이것은 '혁신' 이라고 부르기에 주저하는 이유가 된다.

아울러 애플의 부가 서비스들은 점점 국가별로 이용이 제한되거나 사용 환경이 다른 것들이 많다.  한국에서 아이클라우드의 아이튠즈 매치는 그림의 떡이다.   이런 요소들이 점점 애플의 단말기 확산에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  

애플의 아이클라우드에 찬사에 가까운 평가를 하면서 삼성전자등 제조사들은 왜 이런 생각을 못하는가 비평을 하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이것은 바람직한 평가는 아니다.  클라우드는 스마트모바일의 경쟁환경에서 '필수 조건'은 아니기 때문이다.

애플은 이용자의 편리성을 제고하고 언제나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만병통치약'만을 만들지는 못한다.  이제 이들에 대한 평가가 보다 냉정해야 글로벌 기업간의 경쟁에서 먹거리를 찾을 수 있다.

혁신은 남의 나라 남의 기업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것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