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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나의 도시 - 연봉은 견적이다?

jeremy797 2008. 7. 13. 16:43
가끔씩 즐겨보는 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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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 SBS

신맛, 단맛, 쓴맛의 표정이 잘 살아있고 오밀조밀한 직장과 일상 그리고 사랑 이야기를 잘 버무린듯한 감수성이 좋다.

그제 금요일, 주인공 은수는 회사를 때려친 뒤 그 무료함에 치를 떨다가 이직을 고민하고 인터뷰를 보는 장면이 나온다.

어느 작은 출판사의 인사 부장 정도 되어 보이는 양반과의 대면..
(기억 나는 대로 대사를 기억해서 정리해본다)

인사부장 왈 : 연봉은 어느정도 생각하시는지 ??

은수 (최강희 분) 왈 : 한 삼천오백 정도.. 

인사부장 : 에이.. 잘 알면서~  그정도되면 견적 나오자나~  (반말 반 섞어가면서..)

은수 : (열이 바짝 오르면서) 견적이요.. 그 견적 저도 좀 압시다. 제 견적이 얼마인가요~~~

그리고 회사를 뛰쳐나와선 매우 통쾌해하는 은수...


이 장면을 보고는 연봉과 견적..에 대한 직장인의 단상이 떠오르는건 왜일까..
(그 많고많은 대사들 중에서 이런 장면을 오래 생각하게되는건 직장인이 경직성일까)

아마도 은수는 자신의 노동력이 견적이라는 경제학적 실상과 환치되는 현실이 싫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견적이라 하면 상품의 판매 가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놓은 엑셀쉬트 정도 된다.  자동차 견적에 적혀있는 빼곡한 부품가격과 총액. 그리고 영업사원의 과감한 에누리..

연봉이 견적이라면 견적서의 작성은 직장인 자신이 작성해야 마땅하나 그 견적의 작성은 회사의 몫이다.
유리하게 견적서를 당당하게 적을 수 있는 때는 경력사원 이력서의 <희망연봉> 란이다.  그것도 총액만 적게 되어있지 견적서를 자세히 적을 수는 없다.

아마도 연봉이 견적이라면,

- 산업협회 공식 인정 노동력 3급 기본급 : ***원
- 주식투자사 외 자격증 3종 : *** 원
- 건강 진단 결과 우수 건간 판정 : *** 원

이런식이 아닐까.  차라리 연봉이 견적과 같다면 치열한 경쟁의 원천이 될 수 있겠다는 자본주의적 생각도 든다.   매해 거듭되는 연봉협상 (사실은 통보) 과정을 보면 경력사원으로 입사할 경우 책정되는 연봉을 기준으로 회사가 정해놓은 일정한 인상율을 적용하여 결정하게 된다.  견적이라면 수입 된 부품의 가격이 인상되어, 또는 최신 기술이 적용된 신기술 탑재가 인정되어 객관적 인상의 수준이 평가되게 되겠지만 연봉은 견적이 아닌지라 객관적 평가 잣대를 인정받을 수 없다.

물론 견적이라면 가끔은 총액이 과감히 내려가기도 하겠지만 연봉은 견적이 아닌지라 웬만한 기업이라면 동결은 되어도 내려가는 법은 잘 없으니 차리라 견적이 아닌것이 좋을 수도 있겠다.

  기획자, 디자이너, 마케터, 엔지니어, 영업등 직장내 구성원들은 자신이 속한 직급과 직무 안에서 유사한 평가 잣대로 인정되고 버려진다.  연봉이 견적이라면, 회사안의 모든 이종 능력이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받지는 않을것이다.  마케터는 한국 산업 내의 마케터들의 범주 안에서 평가받아야 마땅하지만 집단주의적 조직문화 안에서 직무 간의 연봉 균형이 깨어지는것을 인정할 없는것이 한국 기업의 생리이다.

직장인 누구라도 본인의 연봉에 만족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객관적 평가와 상대적 평가의 적정한 함수안에서 체념과 우월감 사이를 줄다리기 한다.

달콤한 나의 도시의 은수는 연봉이 견적이라는 말에 화를 내고 뛰쳐나갔으나, 오히려 연봉이 견적이라면 자신의 노동력을 객관적으로 환전할 수 있지 않을까?
그것도 내가 직접 견적서를 작성하여 제시할 수 있다면 나 자신의 노동력에도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냉혹한 생존세계에서 자신을 내던질 수 있지 않을런지...

나의 견적은 얼마일까??  지금 견적서 작성을 시작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