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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일상이야기

홍대 딩동 - 상상력있는 브런치

jeremy797 2009. 3. 28. 21:33

주말 토요일 아침 뒤늦은 아점을 위해 브런치 까페를 향했다.  11 넘어서야 일어나는 게으른 주말 아침이 못내 아쉬었는데 미리 점찍어둔 몇군데 브런치 까페로 가족과의 작은 나들이를 시작했다. 


브런치가 주는 문화적 코드는 단순한 식사시간 이동 그 이상이다.  아침과 점심 사이는 번잡함이 덜하다는 시간적 여유와 함께 넉넉한 상상력을 제공한다.  브런치 까페들은 이런 상상력을 자극할만한 공간적 즐거움을 제공한다. 특히 강남에 비해 홍대의 브런치 까페들은 한적하고 컨셉이 있다.

여행자의 쉼터를 표방하는 홍대의 브런치 까페 딩동(ding dong)”은 작은 가정집을 개조해서 만든 편안함과 빨강 유리창, 짙은 청색의 벽과 여행 소품 그리고 다양한 여행 서적들을 제공함으로써 여행에 대한 회상과 욕심을 자극한다.  까페 주인의 철학이 느껴진다.


딩동을 찾기 위해선 몇번의 전화와 헤프닝이 있다.  홍대역 4번 출구에서 시작하는 위치찾기는 걸어서 찾기는 쉽다.  네비게이션으로 잘 찾아온다는 딩동 주인장의 조언으로 네비게이션에서 딩동을 찍으니 딩동으로 시작하는 유치원 목록이 8페이지나 나온다.  홍대의 걷고 싶은 거리 중간 골목에 위치하니 한번쯤은 전화를 걸어야 찾기에 어려움이 없다.

딩동의 브런치 메뉴는 달걀과 치즈, 베이글, 소시지, 샐러등을 곁들인 딩동 브런치가 제격이다.  따뜻한 커피향은 옆으로 퍼진 머그잔에 담겨 나를 반긴다.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있는 두 테이블과 홍대의 거리를 사진에 담기 위해 온듯한 디카족 한 테이블이 작은 공간을 이루고 있다. 

필자가 앉은 테이블엔 세계 곳곳에서 가지고 온듯한 여행의 작은 소품들이 유리 탁자 밑에 무질서에게 널려있다.  유효기간이 지난 여권, 국적을 알 수 없는 동전들, 일본 어디쯤에서 건너온 유리 신발, 인도네시아 작은 섬을 건널 때 사용된 티켓 등..


딩동을 찾은 이유중 하나는 이런 여행 소품들을 이용하여 네살바기 아들과 교감을 느껴보자는 게으른 아빠의 생색내기도 한몫했다.  테이블 저편에 놓여있는 지구본을 가져다가 아빠가 다녀본 세계 어디쯤을 설명해 보고 고양이 인형과 비행기 모형으로 아이의 웃음을 유도한다. 
언제 앨범인지는 알수없는 이소라의 은근한 음악이 싫지 않다.  스크램블과 후라이 모두에 탐욕스런 포크를 찍어대는 아이의 욕심에 장난을 걸어본다.

식사를 모두 마치고 리필한 커피를 들고 여행 잡지 몇권을 빼어들었다.


몇 년뒤 계획 중인 스위스 스노보딩 여행을 위해 정보를 찾아보기도 하고 스위스 보다 스페인 산티아고를 가볼까 계획을 바꾸어보기도 한다.  국내 여행 서적에서 양평의 강변을 바라보고 있는 닥터박갤러리를 메모해둔다.  마지막에 빼어든 책은 이태리 여행기를 사진과 함께 쿨하게 써내려간 <Italian Joy>!  거리와 레스토랑, 그리고 아름다운 나폴리 항을 배경으로한 사랑과 일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사진과 글로 푼 이 책은 아쉬운 브런치 시간에 만족을 준다.

이쁜 누이들에게 유난히 부끄러움을 타는 아들이 사탕을 건네 받자 수줍게 인사한다.  봄이 무르익을 때쯤 딩동의 작은 야외 탁자에서 햇살을 느껴보자는 작은 약속을 하고 문을 나섰다.

 

브런치로 문을 연 홍대의 낮은 휘청거리는 홍대의 밤과는 사뭇 다르다.  다음번엔 어떤 브런치 까페로 새로운 상상을 해볼까.  405키친, 프렌치 비스트로 75015..

음식맛이 색다르거나 또는 공간적 컨셉이 눈을 즐겁게 해줄 그리고 아이의 웃음을 잘 받아줄 수 있는 넉넉한 까페를 찾아볼까 한다 

딩동과 함께 한 토요일 아.점은 성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