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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발표하면 세상이 놀란다.  얄미울 정도로 지능적인 마케팅 전략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매해 초 CES 쇼에 발표되는 가전사들의 신제품들은 발표 시기가 분명치 않은 컨셉형 제품들인 반면 애플은 발표와 동시에 발매 시기를 분명히 명시한다.  마치 소비자들은 돈을 준비하고 콘텐츠 회사나 개발자들은 소프트웨어를 준비하라는 선포문 같기도 하다.

 

아이패드의 하드웨어 스펙이나 넷북이나 이북등과의 경쟁관계 그리고 아이폰과의 관계성등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정보가 소통되고 있으니 논외로 하자. 

 

아이패드는 <미디어 단말기> 이다.  뉴스, 잡지, 영상 , 게임 등 다양한 정보,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가 필요하다.  넷북이나 이북 그리고 스마트폰 까지 인접한 단말기가 아이패드의 경쟁 제품들이다.  스마트폰이 음성 통화와 커뮤니케이션을 기초로 콘텐츠들이 모이기 때문에 대중적인 확산을 담보하지만 아이패드와 같은 새로운 유형의 단말기는 소비자의 니즈가 다양성 있게 분산되기 때문에 확산의 속도는 다소 더딜 수 있다.

 

지금 미국에서는 태블릿 제품이 10가지 이상 쏟아지는 것보다 애플의 태블릿 하나가 만들어낼 파급력이 더 크다.  그 이유는 아이팟 이후 하드웨어와 <아이튠즈> <앱스토어> 라는 콘텐츠 유통 모델을 수직 결합함으로써 이용자들이 독특한 경험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폰 경험은 정보와 엔테테인먼트를 더 큰 스크린으로 이용하고 싶은 숨은 욕구를 품게 만들었고 애플의 화려한 이용자경험 (UX)은 업그레이드 된 단말기의 출현을 요구하였다.

 

미국인들은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방법도 매우 다양하다.  디지털케이블TV IPTV를 통해 디지털 방송을 이용하는 수준도 전체 TV 이용가구의 60%가 넘고 훌루닷컴, 유투브, 넷플릭스등 각기 다른 방식의 인터넷 콘텐츠 유통 서비스도 다양하다.  한국에는 없는 온라인 DVD 대여 회사인 넷플릭스의 가입자가 천만명에 육박한다.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에서 폭발적으로 킨들의 붐이 일어나는 나라이다.  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단말기라면 콘텐츠 소비가 매우 쉽게 가능하다.  아울러 시장의 크기 즉 단말기와 콘텐츠 구매 가능 인구의 수도 매우 크기 때문에 단말기 확산과 이로 인한 콘텐츠의 활발한 이용은 새로운 콘텐츠 생산을 위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애플의 단말기는 향상된 기능과 화려한 이용 경험 그리고 다양한 콘텐츠 접근 기회가 어우려져 만들어진 시스템적인 세계이다. 이것이 미국에서의 성공을 담보할 수 있는 조건이다.

 

한국으로 눈을 돌려보자.  아이폰과는 달리 아이패드는 신문, 잡지, , 영상 분야의 유료 콘텐츠를 요구한다.  (아이패드 iBOOK스토어에서 팔릴 책의 가격은 12.99불에서 시작한다)
미국에서는 아이패드가 준비되기 그 이전부터 인터넷에서 콘텐츠의 유료화 준비가 차근 차근 이루어져 왔다.   월스트리트저널, 뉴욕타임즈의 유료화, 훌루닷컴의 유료화등이 지속적으로 시도되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의 미디어 콘텐츠는 각기 독립적인 서비스들만 인터넷 공간에 자리잡고 있을 뿐 아이튠즈와 같은 통합적인 유통 서비스가 없다.  신문이나 잡지가 생산하는 보형 콘텐츠에 대한 신뢰도도 높지 않아 아이패드를 통한 월정액 방식의 유료화에 선뜻 응할리 없다. 킨들로 이미 시장이 형성된 이북(E-Book) 또한 한국에는 아직 실험단계일 뿐이다.  영상 분야는 지상파의 연합 서비스나 곰TV, 네이버 다운로드 서비스등이 인터넷 공간에 각기 자리를 잡고 있는 수준이다.  

 

결국 한국에서 아이패드란 이용자들이 앱스토어의 무료형 콘텐츠를 이용하거나 인터넷에서직접 콘텐츠를 획득하여 아이패드로 다시 옮겨 이용해야하는 절반의 시스템이다. 

 

아이패드의 대중적인 확산은 미디어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줄 수 있다.  아이패드를 넷북과 비교하는 경우가 있다.  아이패드가 넷북과 가장 틀린 점은 <모바일 디바이스> 라는 점이다.  넷북은 유선 인터넷이나 와이파이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반면 아이패드는 와이파이와 더불어 모바일 네트워크인 3G와 이어진다.  즉 어느 장소, 어느 시간에라도 인터넷과 접속되어 콘텐츠의 다양한 소비가 가능하다.  이것은 콘텐츠의 반복적인 소비나 정기적인 이용을 자극할 수 있다.  또한 아이패드를 플랫폼으로하여 아이폰을 연결하는 아이디어로 콘텐츠의 새로운 유형이 만들어 질 수도 있다. 

 

아이패드가 단말기의 매력만이 아니라 콘텐츠 유통 모델까지 이어지는 시스템의 효과로 한국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제 미디어 기업이나 콘텐츠을 생산해내는 회사(게임, 출판, 영상등)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쉬운 문제는 아니다.  한국에서 아이폰이 잘 나간다고 하지만 아직 30만대가 채 되지 못한다.  아이패드도 아마 2010년에 팔릴 수 있는 한국의 시장 크기는 40-50만대를 넘기 어렵다. 즉 이정도의 크기로는 미디어 기업들이 새로운 유통 모델등을 도입하는 등 실험적인 모험을 하기는 어렵다.  뉴욕타임즈, 스포츠일러스트 등 유수의 신문, 잡지등이 빠른 행보를 보이는 것과 달리 한국의 신문사들은 2010년의 핵심 화두는 종합편성pp 에 더 무게 비중이 있다.   한국의 콘텐츠 생태계는 여전히 기존 질서를 지키고자 애쓰는 플랫폼 경쟁에 치우치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이제 아이패드의 담론은 애플이라는 미국 기업이 만들어낼 새로운 매직에 열광할 것이 아니라 한국형 콘텐츠 소비 문화나 건강한 유통 서비스 모델 도입을 위한 노력으로 시각을 돌릴 필요가 있겠다.  

콘텐츠를 생산하는 작고 큰 회사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이를 더 적극적으로 구매해주고 한국형 아이튠즈 모델이라도 빨리 만들라고 건강한 지적을 해야한다
.  대부분의 신문사들이 아이폰에 어플리케이션으로 뉴스 콘텐츠를 제공중이다.  이용자들이 적극적으로 이용해주고 이에 대해 개선 사항도 요구하면서 아이패드 용 서비스등에서 대해서도 아이디어도 주어야한다.

 

미디어 기업들도 조금 더 개방화된 마인드로 적극적인 제휴를 끌어내어 상생의 콘텐츠 생태계를 고민해야 할 때이다. 

 

아이패드는 10인치(9.7인치)의 새로운 스크린을 통해 기존 콘텐츠의 특별한 소통 기회를 줄것이다.  만일 아이패드가 실패하더라도 10인치 스크린의 새로운 태블릿들이 줄을 이을 것이다.  이미 미디어 단말기의 혁명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애플이 아니라 한국 땅에서의 콘텐츠 혁명이 필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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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jeremy797
제레미는 '업'으로는 미디어로 먹고살며 IT의 미래를 고민한다. '생'으로는 여행, 운동, 걷기, 캠핑, 커피, 독서 등등을 즐긴다. 제레미의 '생각저장소' 는 '업'에 관한 고민과 소소한 일상을 모두 담고있다. jeremy797@gmail.com / twitter : @comi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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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글 잘읽고 갑니다.
    아이페드에 관한 글을 찾던중 google에서 검색하고 읽고 가네요.
    저도 처음 발표되던날 스티브잡스 이야기를 들으면서 혁명적인것이라 생각했엇는데
    시간이 갈 수록 그 효과가 미미할것으로 생각되서요.
    예로 이미 미국에도 넷북이 많이 퍼저있고(Apple의 맥북포함), 구지 경기가 어려워서 아이페드를 구입할 능력이 있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죠.
    한국엔 이미 아이페드와 비슷했던 PMP가 나왔었고 이미 동영상 제생도 10시간이 넘는 제품이 많았었죠.
    그런면에서 보면 한국에서는 성공하는게 쉬워보이지는 않네요.
  2. 아이고 선생님 글 잘읽었습니다. ^^ 읽다가보니까
    아이패드가 넷북과 가장 틀린 점은 <- 이 아니라 다른 점이 되어 맞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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