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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연의 끝장토론 - 장르 파괴의 새로운 시도인가? 변종 버라이어티인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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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연의 끝장토론 - 장르 파괴의 새로운 시도인가? 변종 버라이어티인가?

jeremy797 2008. 7. 16. 14:46

XTM의 <신개념 버라이어티 토론쇼>를 표방하는 백지연의 끝장토론은 새로운 장르의 개척인가, 유사 장르의 단순 혼합인가?

신선하다는 반응과 토론 프로그램으로선 도가 지나치다는 반응이 엇갈리고
백지연씨가 토론의 좌장격으로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도 세간의 관심거리가 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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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 XTM

이 프로그램은 미국식 오프라윈프라 쇼의 오락성과 흑백논리의 대립구도를 분명히하는 100분 토론식 진행방식을 교묘하게 섞되, 카메라와 구도는 차분함보다는 혼돈을 택하여 시청 중 내내 시선의 거리를 두고있는 프로그램이다.  (카메라가 고정되지 않고 프로그램 내내 들고찍기 방식을 택하고 의견에 따라 줌인 줌아웃을 교차함으로써 주제 몰입을 분산시킨다
)

여느 토론프로그램 보다 시민 토론단의 참여가 두드러지고 사전에 촬영한 시민들의 의견을 중간중간에 삽입하여 의견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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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연> 코드를 차용하여 토론쇼의 격을 버라이어티 보다는 토론에 중점을 두고자 하였다과거 XTM이 최양략을 사회자로 유사한 토론프로그램(최양락의 XRAY)이 있었다그때에 비해 선명성이 높아진듯하다
.

이 프로그램은 새로운 시도임은 분명하다세간의 평가가 극을 달리는 것을 보면 명백하다조중동이나 방송 심의 당국의 입장에서 보면 기도 안차는 프로그램임이 분명하다
.

세간의 평가와 방향은 어떠한가?

토론문화의 트렌드와 오락성의 접목이 너무 과도하다.
끝장토론은 토론과 오락을 결합하여 패널의 주장 내내 탄성과 야유를 결합했고 보는 이로 하여금 감성적 공감을 끌어내기도 하면서 다양성을 표출하는데 대단히 성공적인 작품이다.
하지만 패널을 존중하지 않는 태도에는 시청자의 불안감을 자아내기도 한다.  탄성과 야유, 그리고 들고찍는 방식의 카메라 웍은 소통의 방식을 매우 과격하게 만들어 중간중간에 말을 짜르는 것은 다반사이며 목소리가 극도로 높아져 주장의 차분함을 잃게 만들었다.   이러한 토론 문화의 획기적 파괴를 수용하는데 세대별 차이가 극명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흔들리는 카메라로 인해 논쟁의 중심에서 자꾸 멀어지고 불편할 정도로 어지럽다.  패널의 얼굴위로 카메라를 들이대는 방식은 리얼리티쇼의 인터뷰와 비교하여 매우 어색하다.  아울러 녹화 방식으로 진행하다 보니 작위적인 주장이나 과도한 표현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두번째,
백지연 코드는 최선의 선택이지만 지나친 절제의 과잉이다.
오프라윈프라에게는 있는 감성이 없고 손석희에게 있는 전문성이 부족해 보인다
.  지금까지 정치적인 이슈 (촛불시위, MB노믹스에 대한 평가 등) 를 주요 주제로 했기 때문에 백지연의 전문적 식견을 그리 강하게 느끼지는 못할 수 있으니 이는 더 지켜보아야 할 일이지만 애써서 중재자로서의 중용을 지키려는 노력은 프로그램 전체가 호들갑인 마당에 백지연만 냉정을 지키는듯 해 매우 어색하다.

셋째,
토론의 패널과 시민 토론단의 간극을 너무 좁힌 나머지 패널의 지위를 격하시켜 전문성과 일반성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들었다
.  진중권 교수는 이런 토론방식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토론 자체를 거부하기도 했다고 한다.  100명의 시민 토론단은 분야별로 엄선되어 자기 주장이 뚜렷하다.  그러다보니 패널의 전문성이 더욱 묻히고 있다.  이런 방식이라면 A급 논객을 초청하는 것이 매우 힘겨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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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 매거진T

넷째,
흑백논리의 구분은 분명하지만  여론 형성 기제를 작동할만한 언론의 기능은 없다.  정치적 사회적 중요 이슈가 오락화되어 프로그램 종료뒤에 양분된 분노와 체념만 남게 된다.  물론 XTM의 주장은 카타르시스의 발산에 프로그램의 목적이 있다고 한다.  그러기엔 주제가 너무 무겁다.  진정한 카타르시스는 이슈와 아젠다의 해법이 현실화되어 흑백의 편 중 어느 편이라도 승리감을 가지는것이 아닐까. 

우리는 어퓨굿맨, 필라델피아, 레인메이커 같은 법정 영화에서 배심원과 당당하고 차분한 논지를 펼치는 변호사의 논리와 감성에 익숙하다.  또박또박, 차분하게 이어가는 논리력과 적절한 사례와 촌철살인의 비유로 좌중을 휘어잡는 카리스마 강한 논객에 박수를 보낸다.   기존의 인식과 질서를 허무는것이 지나치면 오락도 토론도 아닌 변종 버라이이터에 그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아직 단정짓기엔 이르다.  회를 거듭하여 다수와 소수를 오가는 다양한 주제와 전문성의 그릇을 쌓아나가야하지 않을까.  아울러 진행방식의 파격에 심한 압박감을 버리고 카메라의 절제와 진행의 차분함을 녹여내야한다.
개인의 평가이니 어찌될지는 두고볼 노릇이다.  그래도 이 프로그램에 묘한 응원을 보내고 싶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