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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셋톱박스 살아있네! “클라우드 게임”으로 혁신 대열에.. 본문
가정에서 TV를 통해 게임을 즐기려면 XBOX과 플레이스테이션과 같은 콘솔박스를 TV에 연결해야 한다. 30만원을 호가하는 콘솔박스는 10~20대 계층이나 30대 신혼 부부들이 결혼할 때 구매 리스트에 필수로 넣는 품목이었다. 스마트폰의 확산 이후 콘솔 박스의 인기가 다소 시들해진 감이 있지만 북미 시장에서는 가정용 콘솔 게임 시장은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다.
미국의 TV 보급 숫자가 2.3대 이상이 넘는데 2대 이상의 TV에 60% 이상이 콘솔 박스를 매달고 있다는 수치도 있는 것을 보면 가정의 게임 수요는 지칠줄을 모른다. 그런데 미국의 이 콘솔박스에는 모두 동영상 서비스가 제공중인데 XBOX등은 메이저리그 야구나 CNN등과 별도계약을 통해 콘텐츠를 공급중이며 Verizon 등 통신사와 제휴하여 IPTV를 제공중이기도 하다. 게임이 주메뉴인 콘솔 박스가 부 메뉴로 영상을 얹어져 이용자의 충성도를 높혀가겠다는 서비스 전략의 일환이다.
그렇다면 기존에 영상을 주메뉴로한 케이블 회사들은 게임콘솔의 공격에 어떤 대비를 해야할까? 한국의 대표 케이블 서비스인 헬로TV (CJ헬로비전) 가 해법을 내놓았다.
헬로TV는 디지털케이블 셋톱박스에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연동하여 게임콘솔 없이도 동일 성능의 게임을 이용할 수 있는 TV 게임을 출시하였다. 게임 콘트롤러를 케이블 셋톱박스에 연결하면 게임을 즉시 즐길 수 있다. 이스라엘의 플레이캐스트와 제휴하여 클라우드 기반의 스트리밍 게임 기술을 도입하였다고 한다. 지난 7월 부터 베타 서비스를 준비했었고 9월 부터 본격 유료 서비스로 시장을 공략할 채비를 갖추었다.
스트리밍 게임 기술은 지난 7월 소니가 이 기술을 보유한 회사 '가이카이(Gaikai)'를 3억8천달러에 인수하면서 게임콘솔을 퇴출시킬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 LG 등도 스마트TV 에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삼성은 가이카이와 제휴하고 LG는 가이카이의 경쟁사인 온라이브와 손잡고 기술 개발을 진행중이다. 출시 시점은 아직 미정이다)
케이블셋톱박스와 클라우드 게임의 접목은 기존 케이블 셋톱박스의 새로운 혁신 모델이다.
기술적으로 보자며 기존의 VOD 서비스가 영상을 클라우드에 두고 이용자의 호출로 셋톱박스에 영상을 전달하는 간단한 로직을 게임으로 옮겼다. 다만 VOD가 한번만의 입력으로 영상이 호출되는 반면 게임은 게임 자체의 동작을 위한 수만번의 입력과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클라우드와 송수신해야하는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동원되었다. 이용자들은 게임콘솔에 별도의 DVD와 같은 소프웨어를 설치하지 않고도 간단한 조작만으로 수십개의 게임을 선택할 수 있어 편리성 면에서 월등히 앞선다.
사업적 측면에서 케이블과 클라우드 게임과의 접목은 더 큰 의미가 있다. 기존의 케이블 셋톱박스는 가족 단위를 대상으로 사업을 펼쳐간다. 이와 달리 게임은 개인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이다. 개인의 콘텐츠 이용과 이로인해 쌓여진 기록들로 지속적 플레이가 이어진다. 케이블은 이제 클라우드 게임으로 가족에서 개인 단위로 사업의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
미국의 게임콘솔 시장도 개인 단위 게임을 기반으로 영상 콘텐츠 까지 사업의 영역을 확장한다. 최근 발표에 의하면 가구 내에서 영상 플레이 수가 가장 많은 서비스로 XBOX를 꼽을 정도인데 이는 게임콘솔이 개인화 도구라는 점 때문으로 풀이될 수 있다.
non-pc 에서 영상 시청량 비교
헬로TV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는 가구 구성원 중 저연령층 또는 기존의 게임 이용자층을 셋톱박스로 불러들여 게임의 이용 촉진은 물론이고 이로인해 VOD 영상 이용 까지 부가적 효과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기술적, 사업적 혁신도 가능하지만 헤쳐나가야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우선 한국의 게임콘솔 시장이 매우 작아 이 시장의 이용자를 흡수하기 보다는 새로운 이용자 층을 찾아야한다. 지난 수년간 케이블과 IPTV는 간단한 TV 게임을 소위 ‘데이터방송’ 영역에서 제공해 왔는데 틀린그림찾기, 고스톱 등 단순한 조작 만으로도 가능한 캐쥬얼 게임의 성공을 맛본바 있다. 이 이용자층을 우선 공략하되 이런 게임보다 역동성이 강한 콘솔 게임 타이틀을 대거 공급하여 새로운 유저층을 사로 잡아야 한다.
아울러 헬로TV 만으로는 케이블의 클라우드 게임 확산에 힘이 부친다. C&M 등 다른 케이블 사들과도 이러한 클라우드 게임을 수용하여 사업의 폭을 넓혀가야 한다.
세번째로 케이블 클라우드 게임은 새로운 기술 도전에 발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가구를 대상으로 한 게임이나 셋톱박스 영역도 다양한 경쟁에 직면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파괴적 기술들이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미국에 등장한 OUYA는 99불 저가형 게임 전용 셋톱박스인데 안드로이드기반으로 만들어졌고 하드웨어나 부품을 이용자가 추가할 수 있는 맞춤형 플랫폼을 지향한다. (모비즌의 블로그 참조) 한국 시장에 까지 이런 모델이 등장하기는 쉽지는 않겠지만, 방심해서는 안된다. 이왕 클라우드 게임을 시작했다면 선제적 대응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승부는 콘텐츠로 내야한다. 앞서 설명한 OUYA의 성공을 예측하는 미국 언론의 시각은 ‘파이널 판타지’의 스퀘어에닉스와의 제휴를 이루어 냈기 때문이라고 한다. 유료 서비스로 제공 예정인 케이블 클라우드 서비스의 게임 콘텐츠가 어떤 차별화를 만들어 갈지 기존의 대작 게임들과의 제휴가 가능할지 지켜볼 일이다. 넷마블을 보유한 CJ의 게임 콘텐츠 퍼블리싱 능력을 접목하는 것도 효과적 전술로 보인다.
마지막 케이블 클라우드 게임의 성공을 위해서는 스마트 모바일 생태계와의 접목은 필수이다. 이미 XBOX도 마이크로스포트의 모바일 OS에 깊숙히 연동되어 이용자들의 TV와 모바일 이음새를 장악하려 한다.
게임은 모든 기술의 엣지에 있는 콘텐츠이다. 케이블과 클라우드 게임의 접목은 분명 케이블의 혁신이자 도전이다. 스마트모바일 시대에 시작된 케이블의 도전에 성공을 기원한다.
헬로TV 이용자라면 클라우드 게임에 플레이 온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