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레미의 OTT NEWS
한국 IT는 비즈니스모델을 파괴하는 똘끼있는 기획자가 필요 본문
비즈니스 모델이란 기업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먹이사슬을 말한다. 비즈니스 모델이 한번 견고하게 성을 쌓으면 허물어지기란 쉽지 않다.
IT 분야의 비즈니스 모델을 가만히 살펴보면 생각보다 단순하다. 방문자의 숫자와 이들이 이용하는 트래픽 양에 따라 광고주의 크기가 결정되는 포털의 광고 모델은 아날로그 방송국의 광고 비즈니스 모델과 동일하다. 다만 광고주의 종류가 다르고 광고의 형식이 다를 뿐이다. 신문이나 케이블 방송국 또는 통신회사들 처럼 계약 기간 동안 매월 일정 금액을 내고 콘텐츠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도 업은 틀리지만 거의 흡사한 모델이다.
이처럼 일반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비즈니스모델은 기본 골격이 모두 유사하다. 이러한 기본 골격을 세우고 나면 사업자간의 관계 정립이 이루어진다. 인프라(통신이나 방송 시설 또는 브랜드 기반하에 만들어진 인터넷 포털)를 가진 사업자와 이들에게 하드웨어(단말기 등)와 소프트웨어(콘텐츠 등)를 제공하는 사업자간의 질서가 형성된다.
그런데 이러한 비즈니스모델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진 창의적이거나 시장 파괴적(?) 사업자의 출현으로 사업자 간의 지위 변화를 초래한다. 특히 IT 기반의 비즈니스는 이러한 변화가 3~4년을 주기로 큰 변혁을 맞이하곤 한다.
인터넷 통행료를 받았던 천리안 등 ISP 모델의 몰락이나 게임의 PC방 간접 판매 모델, 아바타, 도토리등 소위 액세서리 아이템 판매 모델등은 기존 사업 모델의 자기 파괴를 통해 가능한 혁신이었다.
인터넷 포털을 애초부터 개방형으로 만들어 놓고 정보의 축적과 공유를 근간으로 클라우드를 표방한 구글의 전략은 광고를 기반으로하는 수익 구조는 동일하나 시장의 파이 자체를 PC에만 국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Web2.0의 대표적 실현자로 평가받는다.
최근의 스마트폰의 비즈니스 모델을 들여다 보면 융합형 비즈니스모델이 수익 구조 자체를 다변화 시키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아이팟에서 출발한 아이튠즈 모델은 디바이스와 콘텐츠를 수직적으로 결합한 대표적 모델이며 앱스토어는 사업자는 마당만 만들어놓고 모바일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는 지식 이용자나 가입자를 필요로하는 기업들이 직접 어플리케이션을 수혈함으로써 시장의 판 자체를 바꾸어 놓고 있다.
특히 아이튠즈 모델의 성공은 통신회사와 디바이스 제조사간의 관계를 역전시켜 놓았다. 통신회사는 아이튠즈의 연결 통로를 제 손으로 만들어 주기에 이르렀고 디바이스를 견제하기 위해 디바이스간 경쟁을 부추기는 웃지못할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010년 초 구글에서 출시한다고 하는 구글의 넥서스원 모델은 언락 폰 (직접 모바일을 사서 통신회사를 결정하는 방식의 판매모델) 이니 아예 통신회사가 제공하는 음성전화가 아니라 인터넷 전화 기능만 탑재한다는 등의 여러가지 추측에 휩싸여 있다. 이러한 추측은 통신회사의 지위가 순식간에 하락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성은 특히 <개방>이라는 큰 축을 근간으로 이루어 지는 글로벌 트렌드가 되고 있다. 한국의 스마트폰 열풍도 이러한 변화의 시초라고 보아야 할것이다. (어떤 평론가의 평가대로 아이폰에는 통신회사의 냄새가 거의 나질 않는다.)
개방에 맞서는 거대한 움직임도 있다. 미국의 케이블 회사들이 펼치는 TV와 인터넷의 결합 모델인 TV Everywhere/OnDemand Online(유료 방송 가입자에게만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의 이용을 허가하는 소위 인증 모델) 사업이나 신문등 인쇄 매체의 인터넷 유료화 움직임등은 기존 사업모델을 더욱 공고히함은 물론 이용자의 미디어 소비 구조의 하나의 생태계로 묶어 비즈니스 모델이 무너지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물론 이러한 모델에도 개방형 사업 모델의 흔적은 있다. Open ID 도입이나 소셜네트워킹 서비스들과의 다양한 제휴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거대 미디어의 움직임에 맞서 애플의 태블릿과 월정액 아이튠즈 모델 등 시장 파괴형 사업 모델이 쳐들어올 태세이므로 어떤 변화가 또 나타날지는 두고볼 노릇이다.
개방형이 반드시 성공하고 폐쇄형은 곧 망할 것인가? 비즈니스 현장엔 정답은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먼저 과감하게 준비하느냐에 있지 않을까?
아이튠즈를 준비한 애플은 일찍이 콘텐츠에 눈을 떳기 때문이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인터넷 유통모델을 앱스토어로 또하나의 혁신을 만들어냈다. 구글은 애드몹 같은 광고 회사들을 애플은 LaLa와 같은 인터넷 유통 (음악 스트리밍 회사) 회사들을 인수한다. 이들은 일관된 방향을 추진한다. 컴캐스트는 NBC를 인수하여 왕국의 자리를 분명하게 지키고 있다.
한국에도 비즈니스 모델을 과감하게 파괴하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 수 있는 소위 “똘끼” 있는 비즈니스 혁신이 필요하다. 그것이 아니라면 차라리 <Fast Follower> 즉, 가장 1위를 잘 따라하는 재창조 그룹 이라고 분명히 선언하고 비즈니스 따라하기를 시작하는 편이 낫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대표적인 Fast Follower 기업으로 정평이 나 있으니 이것이 그리 나쁜 것은 아니다. 남이 먼저 벌여놓은 판에 들어가 더 큰 이득을 챙기는 기술도 폭넒은 수용성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속 좁은 기업 성향으로는 불가능하다.
(어정쩡한 애국에 호소한채 스마트폰 시장의 과실을 애써 축소하려는 일부의 움직임은 이런 차원에 본다면 정말 어리석은 짓이다. 비판 이전에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
비즈니스 현장에서 이러한 변화를 준비해본 경험이 있는 기획자라면 <미리 준비>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 이라는 것을 알것이다. 1년을 단위로 실적을 평가하고 조직 변경이 일어나는 한국형 기업 구조에서 미리 준비한다는 것은 대책없는 몽상가로 무시당하기 일수이다.
변화는 원래 그렇게 어려운 것이니 차분하고 치밀하게 준비해야 할것이다.
2010년에는 제 블로그에 오시는 모든 분들이 이런 똘끼 있는 기획자가 되시기를 희망합니다. ^^
2009년 한해동안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