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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이 지상파를 인수하다니(캠캐스트 NBC 인수와 쓰리스크린)

jeremy797 2009. 12. 6. 23:59

미국의 1위 케이블회사인 컴캐스트가 3대 지상파 중 하나인 NBC를 인수하는데 마침내 성공하였다.  현금 인수가 7, 현물 투자 8조를 포함하여 무려 15조를 투입하여 GE로부터 51% 지분을 확보하였다. (관련기사보기)

 

미디어업계에 종사하는 필자로서는 이번 인수는 2000년 초에 있었던 타임워너와 인터넷 업계의 선두 사업자인 AOL의 합병 보다 몇배 더 파장이 큰 빅딜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그러나 2000년 당시 세계 최대의 미디어그룹의 탄생이라고 평가했던 타임워너의 AOL인수는 타임워너와 AOL이 결별함으로써 미완의 실험으로 끝이났다. 

 

이번 컴캐스트의 NBC 인수는 2000년 당시의 타임워너와 AOL의 결합에 대한 호들갑스러운 평가에 비해 아직까지는 조용한 분석이 이어지고 있는 수준이다.

 

위에 링크된 조선일보의 기사처럼 <지상파 방송의 몰락>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지극히 한국적 평가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지상파의 지위가 전국적 네트워크를 보유한 종합 편성 방송국이라는 측면에서의 지상파의 위상을 빼놓고는 PP채널과 다를 바 없다.  한국과는 달리 지상파의 소유이슈도 이미 자본의 범주안에서 움직인다. 인수이전의 NBC GE의 소유였고 ABC는 디즈니의 소유이다.  여론의 독점성이나 정치 권력의 관여 정도에 따른 공영방송 논란도 자본 질서와 맞바꾼지 오래다. 

 

그러므로 이번 컴캐스트와 NBC의 빅딜을 지상파의 몰락으로 보는 견해는 <소잃고 외양간 고치지 말고 이제부터라도 우리나라 지상파를 굳건히 키워야 한다>는 한편의 입장과 <지상파는 결국 몰락하고 말 테니 어서 새판을 짜아햔다>는 또다른 편의 자기 중심적 해석에 다름아니다.

 

컴캐스트와 NBC의 결합은 미국 FCC의 승인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지상파의 위상과 미디어간의 새로운 질서는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케이블회사가 지상파를 인수했으니 유료방송 진영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것이다
.  NBC가 보유한 콘텐츠를 컴캐스트의 다양한 유통 사업 (TV VOD, 인터넷 VOD ) 에 활용할 것이고 NBC는 컴캐스트의 우산 아래 가입자 기반을 확실하게 만들것이다.   컴캐스트는 본질적으로 콘텐츠를 통해 가입자 장사를 하는 유통 회사 인데 이들이 콘텐츠 제작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지상파를 인수했으니 소위 MSP(Multiple Service Provider)라는 측면에서 다양한 논의가 오고갈 것이다. 

 

그런데 이런 미디어 업계의 고전적 시각에서 잠시 벗어나 보자. 

미국에서 가장 큰 케이블 회사가 지상파인 NBC를 인수하여 가장 크게 바뀔 수 있는 비즈니스 공간은 무엇일까?  

그것은 거실을 중심으로 한 TV와 인터넷 연결성을 통한 PC와 모바일이라는 쓰리스크린 환경에 대한 변화이다.

 

2천년 초의 타임워너와 AOL의 결합은 이제 막 새로운 미디어 공간으로 부상하는 인터넷이 기존의 미디어 기업과 합쳐지기 때문에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러한 세간의 평가는 특별한 시너지를 창출하지 못했다.  가장 큰 이유는 인터넷이 진화해나갈 그 방향이 분명하지 않고 가입자 기반의 인터넷 연결 회사인 AOL(당시 우리나라의 천리안) 을 너무 고평가했다.  결국 시너지를 위한 특별한 비즈니스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말았다. 
 

2009년 현재의 시점은 어떤가?  올해 2009년 미국 미디어의 가장 큰 화두는 케이블 회사인 컴캐스트와 타임워너가 주창한 <TV Everywhere> 즉 인터넷 동영상 흐름을 가입자 기반으로 바꾸겠다는 간접적 유료화 시도이다. 
2009/03/09 - [TV 2.0 & 미디어2.0] - 케이블의 온라인전략!PC도 지키자~
 

이 이슈는 TV 향 아이튠즈 모델과 훌루의 유료화 등 다양한 후속 모델들을 촉진시키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컴캐스트와 NBC의 결합은 <쓰리 스크린 영상 소비> 환경을 급격히 가입자 기반의 유료 모델로 고착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컴캐스트가
NBC를 인수함으로써 미디어업계에 차지하는 영향력은 더욱 막강해질것이고 이들이 펼치는 쓰리 스크린 전략이 주류가 될 공산이 크다.   인터네 공간의 블루 칩 <훌루> 까지 좌지우지 할것도 분명하다.
(뉴욕 타임즈 기사 보기)

TV
와 인터넷 공간을 가입자를 기반으로 장악할 경우 가장 크게 성장할 수 있는 분야는 광고시장이다.


지상파인
NBC가 컴캐스트의 우산 아래 오히려 광고 시장의 수혜를 입어 더욱 입지를 크게 할것이라는 분석도 이런 이유이다.  미국의 시청률 조사 회사인 닐슨은 TV와 인터넷의 시청률을 합산하여 관리하고 발표할 것이라고 공언할 정도로 광고 시장에 대한 새로운 기대가 커지고 있다. 

 

결국 컴캐스트와 NBC의 인수는 가입자를 기반으로 하는 TV 시장을 굳건하게 지키면서 인터넷 동영상 흐름도 동시에 장악하는 방향으로 나갈것이 분명해진다.  미국의 소비자 단체들은 이번 인수가 결국 무료와 인터넷 개방성에 심대한 위협을 줄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 grave dangers to a free and open internet..)

 

TV 진영은 신문이나 음악 산업과는 달리 인터넷을 직접 장악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는 측면에서 이번 빅딜의 숨은 의미가 있지 않을까..


이용자들의 소비 패턴은
PC,모바일 등 TV를 벗어난 콘텐츠 공유 행위가 필연적으로 증가할 것이 분명하다.  문제는 TV 진영이 이러한 변화를 주도한다면 TV 공간도 지키면서 인터넷으로 천천히 이동할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의 자유로운 질서를 옹호하는 측에서 보면 <막강한 통제> 가 아닐 수 없다. 

신문등의 위기를 목격한
TV 진영의 새로운 움직임은 이미 시작되었다.  이용자의 선택과 자본의 틀 안에서 쓰리 스크린의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나갈 것인지 지켜보도록 하자.

미디어 업계의 빅딜은 결국 쓰리스크린의 <통제된 자유>가 될 수도 있다.

 

* 한국에서도 케이블 회사는 전체 유료 방송 시장 가입가구의 2/3 18백만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미디어로의 사회적 지위나 이용자의 기업 인식 수준은 다소 낮다.  어떻게 케이블이 지상파를 인수해! 이런 불경한 일이 있나.. 이런 시각이 한국내에서는 팽배할 것으로 보인다. 불경하다고 믿는 쪽에서는 케이블에 버금가는 유통 장악력을 키워야 할것이고 케이블의 힘을 확인한 쪽에서는 케이블이 (한국에서) 지금보다 사회적 지위를 더 높일 수 있도록 PR, GR 그리고 친숙도를 높일 수 있는 소비자 마케팅을 펼쳐야 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