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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카오틱스에서 직장인의 생존법을 읽다

jeremy797 2009. 7. 18. 15:47

기업 CEO가 추천하는 <휴가 때 읽으면 좋은 책> 중 하나인 카오틱스.  장마가 연일 계속되는 기간에 맞이한 휴가지만 용케도 비가 오지 않던 날 동해안 해변에서 카오틱스를 완독했다. 

 

필립코틀러가 직접 한국을 방문하여 강연을 하면서 이 책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다.  미국의 금융 경제 위기가 왜 시작되었는지 그 근원을 찾다보면 기업이 격동기 시대의 위기를 사전에 감지하지 못하였고 사전에 대응할 준비가 되어있지 못하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극심한 격동기를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리더들에게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 위한 시스템이 필요한데 이것이 바로 <카오틱스 경영 시스템(Chaotics Management System)> 이다.

 

 

위기를 사전에 감지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카오틱스 경영 시스템을 이용하여 재무, IT, 마케팅, 영업등 기업의 전 분야에 걸쳐 어떻게 준비해나갈지 지침을 알려준다.  중단 또는 연기해야할 분야와 외부로 아웃소싱 해야할 영역, 절대 단축하지 않고 증대, 촉진시켜야 할 영역에 대한 충고는 현실적으로 미래지향적이다. 

기업은 당면해 있는 위협 요인을 사전에 감지할 수 있는 조기 경보 시스템 (early warning system)을 가동하고 여기서 얻은 정보를 통해 키 시나리오를 구성하고 3단계로 각 시나리오에 부합되도록 전략적 대응(strategic response)을 통해 불확실한 상황에 대처하는 탄력적 위기 대응 관리를 독자들에게 요구한다.  


이 책은 글로벌 기업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불확실한 경제 시대를 맞이한 기업과 직장인들이 가져야 할 대응 능력에 대해 설득력있는 대안을 제시한다
.

 

직장생활을 하면서 지금까지 <위기> 가 아니라고 말했던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만큼 동시대의 경제 상황은 불과 2-3년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의 역동적인 변화, 기업 내부의 비효율성, 예측하기 힘든 경쟁사들의 대응 역량 등은 그 불확실성을 부추기고 있다.   어떤 기업이 이러한 불확실성을 걷어내고 사전에 위기를 감지하고 대응 시나리오를 탄탄하게 만들어 나갈 수 있을까?   

이 책에서는 조직의 유연함, 조직 구성원들의 긍정성등을 중요한 기준으로 꼽고 있다.  특히 조직의 유연함이란 새로운 아이디어나 다소 엉뚱하더라도 미래를 읽어내는 다양한 시각을 존중하는 조직 문화를 말하는 것이 아닐까?   미국의 금융위기를 미리 예측한 많은 경고들이 경제학자나 일부 언론들에 의해 문제제기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왜 기업들은 이 예측을 무시했을까.  필립코틀러는 아무도 축제가 한창인 때에 축제의 흥을 깰 수 있는 이슈는 기피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최근 한국의 기업들도 위기경영, 시나리오 경영등 <카오틱스 경영 시스템>과 유사한 개념을 추종한다.  그러나 자칫 이러한 개념이 공포적으로 기업내에서 위기감만 자극하여 창의력과 유연성을 감소시킬 수도 있음을 경계해야한다.  기업은 모두 자기만의 노하우와 시스템을 통해 기업을 둘러싼 내,외부의 변화를 해석하고 이에 따른 중장기적 비전과 전략을 숙고한다.  어떤 기업도 <카오틱스 경영 시스템>을 이미 갖추고 있다고 주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필립코틀러의 주장과 기업이 실천하고 있는 위기관리의 실체는 무엇이 다를까?

이론과 현실의 차이에 대해 필자는 <히든 챔피언> 에 대한 분석에서 찾고 싶다.  이 책에서 언급한 <히든 챔피온>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수익성이 탄탄한 기업(해당 시장이 펼쳐진 지역에서 최고이거나 글로벌 시장에서 3위안에 드는 기업)들에 대한 분석이다. 

히든 챔피온 기업들에게는 몇가지 공통점이 있는 히든 챔피온 기업이 중시하는 내부역량 중
<강점에 대한 신뢰> <지속적인 혁신> <선별되고 의욕적인 직원> 을 중시한다는 것이다
.  공통점은 조직 구성원들이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현재적인 신뢰를 가지고 끊임없는 미래에 대한 혁신적 고민을 일상화하는 기업 문화임을 알 수 있다.

만일 히든 챔피온의 기질을 모두 가지고 있다면 한국 기업 중에도 카오틱스 경영 시스템을 이미 갖추고 있거나 빠르게 구축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지몬 교수가 쓴 히든챔피온 분석서

그러나 현실은 매우 녹녹치 않다.  특히 한국의 기업들은 재벌 시스템과 노동조합, 그리고 정치현실, 글로벌 아웃소싱 요충지로서의 역할 등 다양한 이슈들로 인해 내부 역량을 중시하고 의욕적인 직원들에 의한 창의적 역량을 그리 신뢰하지 않는다.  오히려 오너의 직관과 글로벌 기업에 대한 미투(me-too) 전략등에 의존한다.  <카오틱스 경영 시스템>은 반드시 필요한 절대절명의 인프라라기 보다는 있으면 좋은 참고서 수준일것이다.


그리고 이책에서 충고하는 대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리소스를 재정비하고 단기와 중기
(3년에서 5) 장기 계획을 50:30:20 으로 사업에 반영해야 한다.  지극히 필요하다고 보여지는 이러한 개념과 시스템에 허리띠를 졸라맨 한국의 기업들이 이러한 인프라를 위해 판을 키우지는 못할 것이다.  이책이 주장하는 기업의 생존전략과 글로벌 사례들을 참고만 하고 말것이다.  한국적 재해석이라고 해두자.

 

기업에 종사하는 직장인으로서 카오틱스는 중기, 장기 미래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대비책을 속한 자신의 위치에서 선행적으로 무엇을 해야할지 고민을 던져주는 유익한 책이다.

기업이 겪고 있는 위기의 징후와 불확실한 미래는 직장인에게는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는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그러므로 카오틱스 경영 시스템은 오히려 기업 보다는 직장인 개개인이 갖추어야할 대비책을 알려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가까운 미래에 기업과 함께 생존을 나누어야 하는 직장인들에게 카오틱스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