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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터넷동영상이 안되는 이유?

jeremy797 2009. 3. 2. 07:45

필자의 블로그는 미국의 케이스 스터디(case study)를 통해 인터넷 동영상의 트렌드가 어떻게 TV와 융합하는지를 고민하고 있다.  <IT 벤치마킹의 허와 실> 이라고 하는 포스팅에서 고민을 이야기한 바 있는데 외국의 케이스 스터디는 한국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한 재료이다.

2009/01/19 - [잔잔한 일상이야기] - IT 해외 벤치마킹의 허와 실

그런데 그 재료를 통해 보는 한국 온라인과 TV의 현실은 매우 다른 차이를 가지고 있다.  결국 이 차이점이 미국에 비해 아직도 유아기에 머물고 있는 온라인 동영상 시장의 진화를 예측하기 힘들게 만들고 있다.  아이러니 한 사실은 온라인 동영상 시장이 성장하지 않는다면 필자가 몸담고 있는 TV 시장의 미래는 어둡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온라인과 모바일의 동영상 시장을 연구하는 이유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인터넷 동영상이 폭발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폭발하지 않았다구?? 이것에 이의를 제기할 분들도 있을 것이다.  지상파 인터넷, 다음TV, TV, 엠엔캐스트, 아프리카, 판도라등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는 건재하게 잘 돌아가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이들의 수익성을 분석해보면 양적인 현실에 긍정적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다.  (수익성을 분석하는 포스트는 아니니 구체적 수치는 거두기로 하자)

그렇다면 <폭발> 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은 무엇일까.  트래픽, 방문자들의 성향, 콘텐츠 당 수익성등이 있을것이다. 
(아울러 동영상 서비스의 사용성(User Friendly)와 플랫폼의 접점 확대, 개방성 등 플랫폼 퀄리티에 관한 이슈도 있으나 이 포스트에서는 내부적인 이슈를 중점적으로 다루어보고자 한다)

필자는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콘텐츠의 퀄리티>를 꼽고자 한다. 
미국에서 갑작스런 인터넷 동영상의 붐이 발생했던 시점은 훌루가 런칭한 이후이다.  훌루의 런칭은 웹2.0의 개방성의 흐름이기도 하지만 본격적인 핵심 TV콘텐츠의 온라인 유통이라는 점에서 폭발을 견인했다고 볼 수 있다.

UCC,UGC 보다 기성 콘텐츠(TV와 극장을 1차 유통으로 생산되는 드라마, 영화, 연예오락 쇼등)가 본격적으로 유통되면서 유저들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광고주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NBC, FOX, CBS, ABC등 미국의 핵심 지상파와 PP들이 생산해내는 콘텐츠의 80% 이상은 온라인에서 무료 시청(광고 삽입)이 가능하다.

 

한국의 TV에서 시청이 가능한 콘텐츠는 지상파 콘텐츠가 40%, OCN PP가 생산해내는 콘텐츠 15%, 미국 드라마, 스포츠 리그등 외국 콘텐츠가 35% 수준이다. 지상파 콘텐츠가 여전히 막강한 파워를 가지고 있지만 외국 콘텐츠의 힘도 만만치 않다.  이중에서 지상파 콘텐츠의 유통 방법은 온라인 동영상 시장의 중요한 열쇠이다. (외국 콘텐츠의 유통은 온라인 판권에 대한 이슈로 매우 복잡하다)

한국은 지상파 3사가 모두 홈페이지를 통해 콘텐츠를 유료로 판매하고 있다.  콘텐츠의 90% 이상은 유료로 시청할 수 있다.  유료와 무료의 시청 방법이 다르고 자사의 홈페이지에서만 독점적으로 판매되는 개방과 폐쇄의 전략이 다르다. 

한국 지상파의 유료 온라인 콘텐츠 판매 수익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점이 미국과 한국의 온라인 동영상 시장의 가장 큰 차이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 지상파의 온라인 동영상 판매 수익의 하락은 불법 다운로드 등의 이유도 있지만 미국과 비교하여 가장 다른 점은 케이블과 IPTV를 통해 유통되는 <TV VOD> 서비스에 있다.
  소위 드라마 다시보기 서비스로 지상파3사의 대부분의 콘텐츠등은 방송 종영 이후 TV VOD를 통해 거의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지상파 콘텐츠가 VOD로 서비스되지 않는다.  미국 케이블의 VOD 1위 콘텐츠은 뮤직비디오이며 한국 케이블의 VOD 1위 콘텐츠는 지상파 드라마이다. 

이로 인해 한국 지상파 온라인의 유통 수익은 점차 줄고 있는 반면, 훌루를 위시한 미국의 온라인 광고 수익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콘텐츠 오너들은 콘텐츠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찾기 마련이다.  한국에서는 TV VOD에 지상파 콘텐츠를 팔아서 버는 <라이센스 수익>의 파이를 마다할 수 없기 때문에 온라인 시장의 파이는 점차 줄고 있는 것이다.


콘텐츠는 홀드백(Holdback : 콘텐츠의 유통별 방영 주기)의 차이를 통해 콘텐츠 오너와 유통 플랫폼의 주인들에게 적절한 수익을 나누어 준다
.  미국은 한국에 비해 홀드백 질서가 분명하고 단계마다 유통 플랫폼이 다양하다.  TV를 떠난 콘텐츠는 훌루등의 온라인 무료 동영상, 아이튠즈와 같은 모바일 다운로드 서비스, 넷플릭스와 같은 월정액 스트리밍 서비스등으로 단계적으로 유통되거나 건별판매, 월정액, 무료 광고등 다양한 방식으로 유통된다. 이에 비해 한국은 지상파 홈페이지, TV VOD, 그리고 일부 콘텐츠가 곰TV, 네이버, 다음을 통해 판매된다. 


결국 미국에 비해 홀드백 질서와 유통 플랫폼이 다양하지 못한 차이는 한국에서 온라인 동영상이 성장하지 못하는 제약 요소를 주고 있다. 

최근 지상파의 연합으로 한국의 훌루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업계의 소식이 들려온다.  우려스러운 것은 자칫 <지상파 연합 유료 온라인 서비스> 정도로 그칠 수 있다는 점이다.  훌루를 제대로 벤치마킹 했다면 개방성에 대한 의미를 알아야 할것이다.  유료 서비스는 아직 태동하지 않고 있는 동영상 광고 시장에 대한 불신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지상파간의 연합은 한국 콘텐츠의 독점성에 대한 과신 때문일 것이다. 


지상파 콘텐츠 등 기성 콘텐츠가 자신들만의 온라인 공간만이 아니라 다양한 동영상 플랫폼들에게 유통이 되어야 하며 유료 또는 무료 등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어야 한다. 기성 콘텐츠의 독점성은 두번째로 한국 온라인 시장의 정체 이유이다.

지금까지의 평가는 기성 콘텐츠(지상파등)가 본격적으로 유통되어야 온라인 동영상이 성장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 것이다.

콘텐츠는 합법적인 다양한 경로를 통해 시청이 가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불법 다운로드 문화가 더욱 커질 것이고 온라인 동영상 시장은 유저의 트렌드와는 달리 답보 상태에 빠질 것이다. 

콘텐츠의 유통 모델은 심층적으로 연구될 필요가 있다.  온라인 동영상 시장의 열쇠가 여기에 있다는 필자의 판단은 설익은 평가일 수 있다.  

한국의 콘텐츠 시장은 TV, 온라인등 각 플랫폼등이 콘텐츠의 수익을 극대화하는데 절대적인 유효모수(Critical Mass)가 부족하다.  해외 판권 판매 등 특단의 판로가 없다면 여전히 국내 특수(IPTV)에 의존한 라이센스 판매 수익이 2차 유통의 가장 큰 파이가 될 수 밖에 없다.  온라인과 모바일 동영상은 불투명한 수익 창구이며 여전히 틀어 막고 있어야 하는 싹트지 않은 미래일 뿐이란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