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레미의 OTT NEWS
위성DMB의 시련! 미국 모바일 훌루 Bitbop 런칭! 본문
한국의 위성DMB 사업이 시련을 맞이하고 있다. 위성 DMB 사업자인 TU미디어가 SK텔링크로 합병이 검토되면서 사업의 축소가 예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기사 보기)
2005년 시작된 TU미디어의 위성DMB는 현재 가입자 250만~300만을 모으고 있지만 6년 내내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위협 요인은 지상파 DMB 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지상파 DMB가 무료로 제공되는 데다가 SKT, KT등이 서비스하는 모바일과 네비게이션 등 유통 경쟁에서 위성 DMB는 뒤질 수 밖에 없었다. 1위 이동통신 사업자인 SKT가 사업 초기 적극적으로 마케팅 지원을 펼치기도 했으나 시장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급기야 작년부터 위성 DMB는 무료 서비스로 제공되고 SKT로부터 보조금으로 연명하는 신세까지 이르게 되었다.
TU미디어 출범 초창기 광고
혹자는 위성 DMB의 시련에 대해 “이미 예견된 일” 이라는 식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냉정한 평가를 통해 새로운 미디어의 출현을 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모바일 IPTV가 논의되고 있는데 위성DMB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진지한 평가가 중요하다.
TU미디어가 제공하는 위성DMB는 지상파DMB와 비교하여 유료방송 채널의 수가 7~8배 많다. 케이블방송이 제공하는 모든 장르를 포함하고 있고 VOD 등 양방향 서비스도 제공되고 있으며 모바일 전용 콘텐츠 개발 등 새로운 콘텐츠 영역도 매우 다양하다. 전세계적으로 모바일의 멀티 채널 패키징 방식으로는 가장 화려한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객과 사업자 측면에서 평가해볼 필요가 있다. 100여개가 넘는 방송 채널을 TV에서는 유료로 구매하는 고객들이 모바일에서는 외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상파DMB라는 무료방식의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기 때문일것이다.
사업자 측면에서 본다면 위성DMB는 이동통신 회사가 제공하는 통제된 네트워크를 통해 서비스된다. 방송 서비스로서 품질이 높다는 장점이 있으나 SKT라는 특정 이동통신회사에 가입해야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접근 경로의 제약이 있다.
TU미디어는 위성DMB가 SKT를 선택하는 핵심 서비스로 선택되기를 희망했겠지만 3G 마케팅에 DMB는 들러리 수준이었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SKT도 위성DMB보다는 지상파DMB 시청이 가능한 모바일을 더 많이 채택한것도 몰락의 이유이다.
위성DMB는 전국 서비스라는 강점이 있음에도 고객의 매체 선택 의지와 1개 네트워크 사업자에게 종속된 서비스로 유통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FOX Mobile은 모바일 훌루(hulu.com)로 불리우는 ‘Bitbop’ 서비스를 블랙베리에 정식 런칭했다. 아이폰, 안드로이드로 확장 계획도 가지고 있다. 월 9.99불로 FOX, CBS, NBC, A&E, Discovery등 인기 케이블 방송 채널의 드라마, 오락 콘텐츠등을 VOD 방식으로 시청이 가능하다. 실시간 방송은 제공되지 않는다. 3G네트워크와 Wifi 환경에서 모두 시청할 수 있다. (관련 기사 보기)
Bitbop은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고 블랙베리, 아이폰, 안드로이드등에 서비스가 되기 때문에 특정 네트워크에 종속되지 않는다. 방송의 품질은 네트워크 구간에 따라 크게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스마트폰 열풍이후 Bitbop 과 유사한 방식의 방송 서비스가 증가할 전망이다. 넷플릭스의 아이폰 어플리케이션이 대기하고 있고 훌루도 곧 모바일 버전을 준비중이다. Mobi TV는 40여개의 방송 채널을 패키징하여 1개월, 3개월, 6개월 등 다양한 정액제 방식의 서비스를 출시하였다. Sling Mobile은 TV서비스로 가입한 케이블이나 위성 방송의 채널을 모바일로 시청이 가능한 서비스로 100여개 이상의 채널을 집에 설치된 셋톱박스와 나의 모바일로 연결하는 기술로 제공하고 있다.
위성DMB가 케이블 방송 자체를 모바일로 옮겨놓으려는 시도라면 어플리케이션 방식의 Bitbop과 같은 서비스들은 네트워크 비종속형의 콘텐츠 중심형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와 같은 서비스가 반드시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이미 미국에서 ESPN이 자사의 영상 콘텐츠로 유료 모바일 서비스를 수년간 제공하다가 문을 닫는 선례도 있기 때문이다.
한달에 9불을 지불하는 이용자들이 방송의 화질이나 끊김등 네트워크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는 서비스를 선뜻 지갑을 열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이런 방식의 서비스는 한국에도 최근 월드컵을 맞이하여 SBS가 실시간 방송까지 시청이 가능한 아이폰에 유료 어플리케이션을 제공중이며 TVN, YTN등도 무료 방송 서비스를 아이폰에 시작하였다. SBS 유료 어플리케이션은 월드컵 특수효과와 연동하여 목표치는 판매되었다고 한다.
위성DMB의 평가가 중요한 이유는 가장 많은 방송 패키징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하고 VOD등 다양한 양방향 서비스를 제공한 미디어로 앞으로 모바일 방송의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직 위성DMB에게 기회는 있다.
모바일은 독립적 방송 미디어로서도 의미가 있겠지만 TV를 보완하는 보조적 성격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품질이 보장되지 않더라도 스마트폰 환경에서 이용이 가능한 방송 서비스는 새로운 미디어로 자리 잡을 수도 있을 것이다.
미국에는 퀼컴과 이동통신회사들의 제휴에 의해 주도되는 FLO TV와 같은 실시간 방송 서비스도 있다. 4G등 네트워크의 고도화가 진행되면서 통신 사업자들은 모바일IPTV등 네트워크 종속형 미디어 서비스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할 것이다.
모바일 방송은 앞으로 더욱 다양한 방식과 다채로운 콘텐츠로 만개해 갈것이다. 지상파DMB도 DMB2.O을 준비하고 있다.
땅덩어리가 작은 한국에서 더 이상 실패는 자원의 낭비일지 모른다. 위성DMB에서 큰 교훈을 찾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