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레미의 OTT NEWS
구글TV 거부 美방송국! 누가 승자일까? 본문
구글TV가 세상에 나왔다. 그러나 그 출발은 순탄치 않다. 넷플릭스, HBO, 타임워너, 판도라, 유투브 등 영상 콘텐츠를 수혈받았으나 결정적으로 NBC, ABC, CBS등 미국의 핵심 방송국들이 콘텐츠 접근을 차단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으로 보면 지상파 3사가 콘텐츠 공급을 중단한것과 같은 결과이다. (관련 기사 보기)
이러한 움직임은 이미 예견된 것이다. 결국 비즈니스 모델의 충돌이라고 볼 수 있다.
스마트 모바일을 콘텐츠 유통 경로와 고객 접점 확대를 위해 적극 활용한 미국 방송국들이 구글TV에 콘텐츠 공급을 차단한다는 것은 위협적 관계로 구글TV를 평가한다는 의미이다.
표면적 이유로는 구글TV가 방송국들의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를 직접 연결함으로써 불법적인 콘텐츠 흐름이 조성될 수 있음을 경계한다.
인터넷이 그대로 TV로 이식되어 PC 처럼 자사 콘텐츠가 불법으로 TV에서 시청이 가능하다면 “방송 영상의 순수한 영토”가 훼손 될 수 있음을 방치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삼성전자들 가전사들의 스마트TV와 애플의 AppleTV등은 방송국들에게 단순히 영상 유통 경로의 마켓 플레이스로 평가된다. 콘텐츠 수익의 크기가 제휴의 기준이다. AppleTV의 0.99불 가격은 기존 방송국들의 가격 질서와 다르기 때문에 거부하는 정도이다.
기존의 스마트TV는 TV 비즈니스 시장에 매장이 하나 더 생긴 형국이다. 그러나 구글TV는 다르다. 인터넷을 TV로 옮기는 구글TV는 인터넷의 비즈니스 모델로 기존 TV 시장을 바꾸어 보겠다는 전략이다.
TV 방송국들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인 광고는 시청자들의 스마트화가 촉진되면서 TV 이탈이 가속화됨으로써 점차 사업 영역이 감소하고 있다. 방송국들은 스스로의 힘으로 광고 영토를 지켜나가기 위해 TV와 스마트모바일을 통합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구글TV가 기존 TV 방송국들의 광고 질서를 위협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구글TV는 명목적으로 실시간 방송 시간에 일정한 비율로 편성되는 커머셜 광고 시장에 진입하지는 않는다. 구글 검색을 TV에 도입하여 TV 시청 중에 관련 콘텐츠 검색을 촉진함으로써 새로운 광고 시장을 만들려 한다.
이러한 구글TV의 새로운 시도는 크게 본다면 TV 비즈니스 생태계의 긍정적 확장이다. 그러나 자신들의 영토로 여겨지는 TV 안에 이방인이 들어와 장사를 하겠다는 것을 일단은 거부하고 보는 것이 원주민의 생태일 수 밖에 없다.
설사 구글TV가 TV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교조적 실험이라는 비판이 있을지라도 일단은 거부의사를 분명히 함으로써 자신의 영토임을 선언한 것이다.
미국에서 벌어지는 구글TV를 둘러싼 콘텐츠 진영과의 갈등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두고볼 일이다.
인터넷이 TV로 옮겨져 새로운 질서가 꿈틀거리는 새로운 혁명을 이방인들의 손에 맡겨둘 것인지, 일정한 제휴의 해법으로 TV 방송국들이 직접 혁명에 동참할 명분을 찾을 것인지, 그 지점이 결국 지금의 갈등을 푸는 시기가 될것이다.
그때까지 구글TV가 박힌 TV와 셋톱박스가 날개돋힌듯 팔리기를 기대하는 것은 ‘구글’ 이 하면 모두 ‘혁신’이라는 앞선 희망일 뿐이다. 구글TV는 TV 비즈니스 판에 막 몸을 던진 풋내기 상인이다.
구글TV는 ‘구글’이 만들었기 때문에 의미 있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과 TV의 밀 결합’을 시도했기 때문에 중요한 것이다. 그 성공 열쇠가 ‘구글’에게만 있는 것일까?
구글TV의 성공 열쇠는 콘텐츠, UX, 기술등 다양한 요인이 있다. 콘텐츠가 가장 중요하다는 측면에서 보자면 구글은 '콘텐츠 진영'을 설득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음악 클라우드 서비스를 들고 음반 업계의 설득에도 그리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기술이 앞선 기업의 DNA가 콘텐츠 업계에는 잘 통하지 않는 것일까?
‘인터넷과 TV의 융합 시장’은 구글TV에게만 승자를 허락하지는 않는다. 이 시장을 더 넓고 길게 보아야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