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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아이튠즈가 없는 이유와 해법

jeremy797 2010. 4. 18. 22:45
애플의 혁신은..(중략)..아이튠즈, 앱스토어, 아이북스와 같은 새로운 콘텐츠 유통 채널(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왔다는 점을 간과한것이다..(중략)

한국은 경쟁력을 갖춘 디지털 콘텐츠가 많지만 유통 구조는 후진국 수준이다.  애플 쇼크의 본질은 유통에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         4 11일 매일경제 컬럼

 

애플의 잔치는 진수성찬으로 벌어지고 있다.  방문자들의 찬사와 칭찬은 침이 마를 지경이다.  이젠 언론의 조언대로 우리의 잔치를 준비하기 위해 차근차근 대비책을 만들어야 할 때이다.  

애플의 모바일 에코 시스템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하는 분야는 <콘텐츠 유통> 임에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아이튠즈, 앱스토어, 아이북스 등 애플의 유통 모델은 음악, 영상, 방송, 출판, 게임 등 엔테테인먼트와 정보 등 콘텐츠의 모든 분야를 포괄하고 있다.

 

한국에도 앱스토어 분야에 한해 개인이나 소형 기업 위주의 개발사들의 공동 개발 네트워크를 수익모델로 만들기 위해 KT,SKT등 통신회사나 삼성 등 가전사들이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튠즈 형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유통 모델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  한국에는 음악, 영상 등이 백화점식 판매가 되는 메가 유통은 없는 셈이다.  영상 분야의 종합 백화점이라면 합법적 서비스로는 곰TV 정도가 유일하다.  

 

한국에는 아이튠즈 식 유통 모델이 도입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첫번째는 시장의 사이즈가 작기 때문에 다양한 콘텐츠 유통 모델이 출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음악 유통의 경우는 멜론, 엠넷닷컴등 몇 개의 유통 회사들이 시장을 나누어 가지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판도라와 같은 인터넷 라디오등 새로운 서비스와 결합된 유통 모델은 도입될 엄두를 내지 못한다.  3-4개의 유통 회사들이 전체 음악 유통 시장을 과점하다 보면 아이튠즈와 같은 메가 유통 모델의 출현은 곧 시장의 파이를 뺏어가는 것으로 인식하기 마련이다.

 

두번째,  콘텐츠 기업간의 제휴 관계가 다소 후진적이다.

한국의 콘텐츠 기업들은 몇 개의 강한 집단과 롱테일형 중소 규모의 기업들로 구성되어 있다.  훌루닷컴 처럼 콘텐츠 권력이 강한 집단끼리 스스로 뭉치거나 이들에게 유통 권한을 요구하는 제3의 전문 유통회사(애플과 같은)가 콘텐츠 판매 권리를 요청할 때 이를 적극 수용해주어야 한다.  음악 시장은 콘텐츠의 독점력이 다소 약하지만 영상 분야는 다소 그렇지 않다.  콘텐츠의 신 유통 모델을 설득시키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미 고객의 니즈는 그 보다 몇배 앞서가고 있는데 말이다.  

 

세번째, 새로운 콘텐츠 유통 모델간의 상호 영향력에 대해 분석이 부족하다.

콘텐츠 기업들은 자사의 수익이 가장 높은 1차 유통 시장을 방어하기 마련이다.  영상분야는 방영 기간(Holdback : 1차 유통에서 2,3차 유통으로 방영권이 허가되는 기간)을 조정하여 유통 시장을 분리한다.  새로운 유통 시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콘텐츠 오너들에게 신 유통 사업이 절대 1차 유통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점을 설득하는 일이다.  이용 고객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시장이라는 점을 강조하거나 이용자들의 반복 시청을 유도하기 때문에 새로운 수익원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런 것들로도 설득되지 않으면 결국 돈보따리를 풀어
당신들이 혹시 1차 유통이 피해받을 수 있는 돈의 몇배를 주겠다고 돈잔치를 벌리는 수 밖에 없다.  또는 아이튠즈의 경우 처럼 콘텐츠 오너들에게 확실한 수익을 약속하고 일정기간 동안 수익 배분율을 유리하게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에 이런 투자를 감행할 기업은 그리 많지 않다.  

 

네번째는 이용자들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문화의 다양성이 다소 부족하고 디지털 숙련도가 높지 않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애플은 어떻게 이러한 문제를 해결했을까
?  애플도 콘텐츠 기업들과 많은 갈등을 겪어왔다. HD 영상의 콘텐츠 비용 대가를 높게 요구한 NBC와 계약 조건이 맞지않아 작년 가을에는 콘텐츠 공급 중단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철저히 수학적 계산에 근거한 경제논리만으로 콘텐츠 유통이 이루어진다.

수학적 계산에는 구매 고객의 분석을 통한 1차 유통과 2차 유통의 상호 관계의 증명이 포함된다.   아이패드의 출시 발표가 있던 때가 1월 중순이나 2개월 남짓한 시간이 미국의 핵심 방송국들이 모두 아이패드용 유료 어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는 점은 이들의 계산 공식이 신속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이것은 평등한 콘텐츠 제휴 관계가 없으면 불가능한 속도이다.

 

그러나 한국의 콘텐츠 기업들은 이러한 경제 논리 이외에도 자사를 방어하는 기제로 다양한 정치논리와 기업 내부에 콘텐츠 유통에 관한 협의 구조가 매우 약하다.  이제 막 태동하는 새로운 유통에 먼저 콘텐츠를 제공하고 이를 끈기있게 실험하고 평가함으로써 조금씩 매출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지 않는다. 

 

아울러 한국의 콘텐츠 시장은 한국인의 손으로 직접 만든 콘텐츠가 50%라면 미국등 외국에서 사오는 콘텐츠가 50%이다.  외국 콘텐츠는 아예 재판매 권리를 가지고 있지 않다.  이러다 보니 인터넷이나 모바일등에서 통 큰 콘텐츠 유통을 하려면 어마어마한 재력이 있지 않으면 불가능 하다.

 

이러다보니 한국의 콘텐츠 이용 고객들도 한국 콘텐츠는 1, 2차의 합법적 유통 서비스를 이용하고 외국 콘텐츠는 1차 유통(예를 들어 미드를 방영하는 TV) 을 애써 찾아다니면서 시청하지는 않는다.  불법 다운로드를 이용하기 시작하는 순간 그 공간이 아이튠즈이자 훌루닷컴이 되어버린다.

 

한국형 아이튠즈를 만들기 위해서는 경제 논리 만으로 콘텐츠 유통이 가능한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콘텐츠 기업에 종사하지 않는 분들은 이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하고 반문할 수 있다.  콘텐츠라는 무형 자산은 그에 걸맞는 사업 논리가 있어야 한다.  아직까지 이런 면에서 교본은 없다.

 

아울러 본체 유통과 신 유통이 어떻게 서로 보완해나가는지 연구하고 분석해야 한다.  이러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데이터들을 교환하고 이를 토대로 콘텐츠가 어떻게 이용자들 사이에서 소비되는지 공유할 필요가 있다.
만일 누군가가 애플을 연구하고 미국의 비즈니스 질서를 고민한다면 미국의 콘텐츠 유통 질서는 필수로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그들의 구체적 데이터가 간절하다.   대학교에서도 콘텐츠 유통 분야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필요하다.

 

물론 우리에게도 기회는 있다. 이미 한국에도 다양한 디지털 유통 시장이 출현하고 있다.  TV와 같은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나 디지털케이블, IPTV등의 등장등 새로운 유통이 증가하면서 한국에도 디지털 유통 질서가 점차 만들어져가고 있다.  

 

콘텐츠 기업과 유통을 전문으로하는 기업 그리고 플랫폼 기업간의 경계는 의미가 없어져 가고 있다.  훌루닷컴은 콘텐츠 기업들이 직접 새로운 유통 시장을 만든 경우이고 아이튠즈는 단말 제조사가 뛰어든 경우가 아닌가.  중요한것은 고객을 어떤 방식으로 장악해가느냐이다. 

이런 점에서 문제다 문제다 라는 식의 지적 보다 어떻게 하면 가능할지 해법을 찾는 쪽으로 앞으로의 담론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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