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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vs미국 IT문화의 차이와 미디어

jeremy797 2009. 5. 14. 08:42

넷플릭스(Netflix), 훌루(Hulu), 스마트폰 등 미국에서는 사업으로 정착하고 전자 기기들이 날개돋힌듯 팔리는데 한국에서는 유사 사업들이 잘 정착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콘텐츠의 질
(), 사업자들의 제휴 수준, 고객과의 관계 마케팅, 규제환경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것이다.

IT 제품이나 미디어의 이용은 사회적 영향력을 반영한다. 한국과 미국의 사용자들이 겪고 있는 라이프스타일과 사회적 변인(變人)의 차이는 IT 문화의 차이로 나타난다.  IT 문화의 차이가 한국과 미국의 사업 성공의 차이를 설명할 수도있을 것이다.

IT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의 문화적 차이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미디어와의 연관성 측면에서 상징적인 몇가지를 짚어보도록 하겠다.

 

먼저, 한국과 미국의 DVD 시청 문화의 차이로 한국에서는 아이튠즈(iTunes)와 같은 유료 콘텐츠 판매 사업이 잘 정착하지 못한다.

미국은 DVD를 직접 구매하여 소장하면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정도가 전체 콘텐츠 소비방법 중 41%나 차지한다. 
설사 극장에서 영화를 시청한 이후에도 개인적으로 소장 가치가 있어서 DVD를 영구히 소유하려는 욕구가 매우 높다.  콘텐츠의 가치를 오랫동안 유지하려는 문화는 콘텐츠의 부가 유통 시장을 매우 튼튼하게 지탱해 준다.  아울러 이러한 DVD 소장 문화는 아이튠즈등 온라인의 유료 콘텐츠 판매 사업, 모바일의 음악 다운로드 사업등을 활성화 시켜주는 원인으로도 작용한다. DVD 소장 문화는 콘텐츠의 유료 지불에 대한 저항감을 감소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1만원 이상의 DVD를 소비하는 4-5불 수준의 영상 다운로드는 매우 일상적 소비 행위일 것이다.


왜 한국에서는
DVD 소장 문화가 정착하지 못할까
?  본원적 콘텐츠가 만들어내는 다양한 부가적인 콘텐츠에 대한 궁금증이나 가치에 대한 이해가 다르기 때문일것이다. 


DVD에 담겨져 있는 특정 콘텐츠의 탄생 비화나 감독등 저작자의 제작 의도등과 같은 다양한 콘텐츠 주변 소재는 본원적인 콘텐츠의 소비가 끝나고 나면 급격히 궁금증이 감소한다.  이는 콘텐츠 시청 환경과도 관련이 있다.  즉 콘텐츠를 즐기는 시간적 여유가 미국인의 일상에 비해 매우 적다는 점이 한편의 콘텐츠를 오랫동안 즐기기 보다는 다작(多作)을 소비하려는 욕구가 더 강하다고 할 수 있다.

 

둘째, 직장인의 야근 문화와 스마트폰의 판매량에 함수관계가 있다.  한국의 직장인들은 1주일의 절반은 야근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잦은 야근으로 인해 업무중 이메일 점검은 회사 일과내에 하더라도 아무런 지장이 없다.  미국인의 직장인들은 6 퇴근이후나 주말에도 항상 스마트폰으로 이메일을 점검한다.  일상의 절반 이상을 회사안에서 생활하는 한국의 직장인은 구지 스마트폰으로 이메일을 점검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한국인의 직장인들의 이메일 보면 매우 문장이 길고 엄청난 양의 첨부 파일을 주고 받는다
.  그리고 집단 송신 메일로 매우 많아 통상 한편의 이메일이 보통 수십명에게 동시에 전송된다.  이러한 이메일을 스마트폰으로 읽고 다시 답장을 한다는 것은 매우 큰 스트레스가 아닐 수 없다.  출장 중 만난 미국인에게 이메일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경험이 있다.  이 미국인은 필자에게 자신이 스마트폰으로 받은 몇편의 이메일을 보여주었다.  5줄 이상을 넘지 않으며 회의의 공지나 결정 사항의 전달 그리고 수신자가 명확하다는 측면에서 한국 직장인들의 이메일 내용과 차이가 있었다.  특히 스마트폰 문화의 확대로 이메일 문장이 더욱 짧아진다는 트렌드를 전해 듣기도 하였다.


한국의 직장인은 80만원대를 호가하는 스마트폰을 커리어 과시용이나 아니면 회사가 후하게 선물로 주지 않는 이상 직접 구매할 이유가 있을까
?


세번째 문화 차이는 직접 가구를 조립하거나 제품을 설치하는 디아이와이
(DIY : Do It Yourself) 문화의 차이이다. 
미국인이 한국인에 비해 직접 무언가를 만들고 설치하는데는 앞서있다.  완제품을 사는 것보다 경제적이라는 측면과 집을 가꾸고 유지하는데 일상적으로 투자하고 노력하는 정도가 한국인에 비해 강하다.  이것은 IT제품을 구매하고 직접 설치하는 면에도 나타난다.  PC TV를 연결하거나 TV셋톱박스를 직접 유통점에서 구입하여 TV와 연결하는 등의 행위가 매우 일상적이다. 

애플티비(Apple TV), 티보(TIVO)와 같은 셋톱박스등이 매우 잘 판매되는 것도 이러한 DIY 문화에서 연유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일부 기술 애호가(Early Adaptor)를 제외하고는 TV의 복잡한 선을 정리하고 더군다가 TV와 셋톱박스를 직접 연결한다는 것은 거의 인테리어를 직접 제조하는 것 만큼 어려운 일이다.

TV 가전사나 케이블,IPTV와 같은 방송 사업자들이 제공하는 셋톱박스를 제외하고는 전혀 시장에 출시되지 못하는 이유가 이러한 문화적 차이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몇가지 차이가 문화적 우위를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이는 단순한 사회적 활동과 정서에 대한 차이일 뿐이다. 

최근 미국의 1위 소셜네트워킹(Social Networking) 서비스인 마이스페이스닷컴(Myspace.com)이 한국 사업 개시 10개월만에 문을 닫기도 하였다.  마이스페이스는 미국형 사이트를 사용자 인터페이스(UI)도 변경하지 않고 한글화만 하여 사업화하여 현지화(localize)를 하지 않는 상태에서 실패를 예견했는지도 모른다.

이 문제는 문화적 차이로 빚어진 대표적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싸이월드와 같은 폐쇄적이면서 원스톱(onestop)으로 모든 콘텐츠 소비가 가능한 지인 네트워킹에 길들여진 한국의 인터넷 이용자들은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자신이 직접 선택하고 만들어가는 마이스페이스의 미국형 컨셉을 낯설어 했다. 재미있는 것은 야심차게 미국에 진출했던 영어판 싸이월드도 2008년말에 문을 닫았다.   현지화(localize)가 얼마나 어려운지 문화적 차이에 근거한 사업 모델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해주는 사례이다.


또 한가지 짚어야 할점은 이러한
IT 문화의 차이는 사업자들이 마케팅을 통해 만들어 놓은 결과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제품의 설치나 애프터 서비스(A/S)와 같은 고객 서비스가 한국에 비해 형편없는 미국에서는 소비자가 직접 나서서 물건을 찾거나 직접 수리하는 등 소비자 행동이 매우 적극적이다.  반면 한국은 기업의 고객 서비스가 대단히 뛰어나다.  고객이 초고속인터넷을 신청 한후 당일에 설치하는 소위 <당일 설치 비율>이 케이블이나 통신회사 모두 95%가 넘는다.  문화의 차이를 만든 기업활동과의 아이러니한 관계이다.

IT에 기반한 미디어와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활동은 해당 소비자들의 문화적 차이를 철저히 분석하고 현지화 할 때 새로운 해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되고 한국에서는 안되는 사업도 한국형 컨셉으로 변화시키면 새로운 IT 사업이나 뉴미디어의 신종 사업으로 재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