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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able vs IPTV

Apple TV!한국에서 안되는 이유

jeremy797 2009. 3. 16. 08:38

자극적인 제목이다.  쓰고 싶은 주제는 Apple TV를 포함한 셋톱박스에 관한 평가이다.  한국에서 TV에 연결된 셋톱박스는 크게 두 종류이다.  케이블과 IPTV! 

그런데 미국에서는 점차 이러한 기존 방송, 통신 서비스와 경쟁 제품으로 등장하는 새로운 셋톱박스 사업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 영역을 칭하는 분명한 사업적 정의는 부족하지만 일부 언론에서는 <OTT(Over The Top) 셋톱박스>로 부르기도 한다.  인터넷 망을 이용하여 인터넷에 존재하는 특정 서비스나 콘텐츠를 셋톱박스를 통해 제공한다.

 

이 서비스의 대표주자는 티보(TIVO) 이다.  미국의 DVR 서비스를 개척한 선두주자로 최근에는 케이블과의 제휴로 정체 국면을 돌파하고 있다.  티보는 DVR 서비스의 기술 라이센스를 가지고 시장을 개척한 경우이다.  콘텐츠를 직접 유통하지는 않는다. 

반면 Apple TV는 애플의 iTUNES라는 콘텐츠 마켓 플레이스를 바탕으로 TV로 진입하기 위한 셋톱박스이다.  인터넷의 콘텐츠와 셋톱박스를 수직 통합하려는 시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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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 TV
출시 이후 인터넷의 콘텐츠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는 많은 기업이나 웹2.0 기반의 오픈소스 진영들이 TV로 진입하기 위한 준비를 서둘러 왔다. 

 

먼저, Apple TV의 경우 처럼 인터넷에 콘텐츠 유통을 가지고 있으면서 셋톱박스를 개발하여 거실을 공략하는 경우로, 넷플릭스가 대표적이다.  온라인 비디오 대여 서비스의 1위 브랜드인 넷플릭스는 ROKU 셋톱박스와 제휴하고 이어 LG 블루레이 플레이어, XBOX등과도 손을 잡았다.  Apple이 아이튠즈와 연결할 수 있는 Apple TV라는 단일 디바이스만을 선택한 반면 넷플릭스는 콘텐츠가 연결될 수 있는 다양한 셋톱박스에 브랜드를 입점하는 방식을 택했다.  영리한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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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 이어 Amazon On Demand 서비스를 가지고 있는 온라인 서점 아마존도 유사한 선택을 하여 ROKU와 제휴하고 TV제조사인 파나소닉과도 계약서에 사인을 하였다

넷플릭스의 경쟁사인 블록버스터는 독자적인 셋톱박스를 개발하였고 영화 전문 VUDU도 독자 셋톱박스를 출시한 바 있다.   PS3, XBOX LIVE, Wii등 게임콘솔의 TV VOD 제공도 복합 셋톱박스의 서비스 유형이다.

 

또하나의 흐름은 BOXEE와 같은 오픈소스 플랫폼의 등장이다.  BOXEE는 오픈소스를 PC TV 셋톱박스에 적용하여 인터넷의 주스트등 다양한 동영상 서비스를 시청할 수 있다.  BOXEE는 독자적인 셋톱박스를 출시한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케이블 가입자의 이탈을 우려한 훌루가 BOXEE를 통한 훌루 연결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발표를 하여 논란이 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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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비즈니스 모델은 월정액 서비스(넷플릭스, VUDU), 콘텐츠당 과금(Apple TV), 무료 광고 모델(BOXEE)등 다양하다.

최근에는 이러한 사업모델이 복합적으로 제공되는 <Zillion TV>와 같은 신형 셋톱박스가 출시되고 있다. 


Zillion TV는 월정액방식, 페이퍼 뷰, 무료 광고 모델등 3가지 사업 모델을 모두 제공할 예정이다.  Zillion TV는 후발 셋톱박스의 사업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AT&T등 미국 통신회사와의 브로드밴드 번들 등 제휴 전략을 통해 판매 확산을 주도할 계획이다.
(관련 정보 보기)

 앞서 설명한 셋톱박스의 가격은 50(Zillion TV), 99(ROKU), 229(Apple TV)등 다양하다.  서비스 방식은 스트리밍에서 다운로드&플레이, 다운로드등이며 최근에는 HD 화질이 중시되어 ROKU등 저가 셋톱박스가 시장에서 다소 밀리고 있는 형국이다.  이들이 제공하는 콘텐츠는 영화와 드라마등이며 통상 최소 15천에서 6만편까지 다양한 보유량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셋톱박스에 시장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케이블, IPTV를 위협(Cord Cutting)하고 있다는 경쟁 질서의 변화와 <TV와 인터넷의 융합>에 대한 기대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사업모델이 한국에서는 열리고 있지 않을까?

한국에도 PC의 콘텐츠를 TV로 연결해주는 디빅 플레이어나 티보와 유사한 PVR 셋톱박스등은 출시되어 있다.  그런데 시장에서 그리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첫번째 이유는 인터넷 콘텐츠 유통의 기형화에 있다.  지상파나 포털의 일부 VOD 서비스등만이 영화, 드라마등을 콘텐츠 서비스로 제공중이며 영화, 드라마등이 모두 제공되는 브랜드 서비스를 곰TV 정도만이 있을 뿐이다.  셋톱박스로 연결할 인터넷 서비스가 부족하다. 인터넷 포털 다음이 추진하였던 OPEN IPTV가 그나마 소위 <OTT 셋톱박스>의 대표적 추진 사례였으나 이나마저도 암초를 맞이하면서 한국 인터넷 진영의 TV 연결은 무위로 돌아갔다.

두번째 이유로, 모바일이나 PC 처럼 셋톱박스를 바라보는 유저들의 적극성이 다소 부족하다는 점이다.  앞서 설명한 미국의 다양한 셋톱박스는 유저가 직접 구매하여 TV에 연결해야 한다.  연결 뒤에는 직접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거나 제조사가 권장하는 사용법에 따라 차분히 서비스를 오픈해야 한다.  DIY(Do It Yourself) 문화가 다소 부족한 한국의 유저들은 일부 적극적인 기술 수용 집단을 제외하고는 직접 나서서 20만원을 호가하는 셋톱박스를 구입하여 TV에 연결하기를 꺼려한다.

세번째는, 셋톱박스를 가전제품으로 인식하지 않는 문화의 차이도 존재한다.  셋톱박스는 TV에 방송을 보내주는 중계기 정도이지 거실에서 TV를 돋보이게하는 디자인 제품은 아니라는 인식이 존재 한다. 물론 한국에 출시된 케이블, IPTV 셋톱박스등 대부분의 셋톱박스들이 단순하고 투박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유저의 욕구를 자극하지 못한 탓도 있다.

네번째로, 한국의 작은 시장 탓이다.  몇십만대 수준으로는 셋톱박스의 경제적 가격 구조와 사업자의 수익 모델을 만들어내는 것이 불가능하다. 

 

물론 인터넷 진영의 TV 연결은 반드시 도래해야만 하는 필연적 사업 영역을 아닐지도 모른다.  한국은 케이블과 IPTV 만으로도 방송,통신 융합의 트렌드를 만들어내는데 충분한 시장 크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유저의 니즈는 글로벌한 공통 분모를 가지고 있다.  아울러 그 공통 분모 안에는 융합질서를 재편할 새로운 기회가 숨어 있다.  현재 미국에서 발화중인 셋톱박스의 다양성은 앞으로 동영상 뿐만 아니라 인터넷, 모바일의 킬러 콘텐츠등을 TV와 연계하여 신종 서비스 모델들을 만들어 낼것이 분명하다. 

안되는 이유를 뒤집으면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유저의 다양한 사용을 바탕으로 융합의 진화는 거듭한다.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