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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재핑(Zapping) 을 디지털로 급격히 변화시키면 위험!

jeremy797 2008. 7. 21. 09:31

방송채널은 일련 번호 순서대로 나열되어 있다. 우리 머리 속에는 평균적으로 7개 정도의 채널 번호가 기억되어있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7 KBS, 11 MBC 그리고 지역마다 다르지만 OCN은 몇번 하는 식이다. 
시청자는 기억된 채널 번호의 직접 입력 (Direct Channel Access)을 통해 채널 이동을 하기도 하고 무작위로 리모컨의 Up / Down 버튼을 눌러가며 이동을 하기도 한다.  이것을 재핑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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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재핑(zapping)은 프로그램 시작 전후로 노출되는 광고를 피하기 위해 채널을 돌리는 행위를 이야기 하며 지핑(zipping)은 비디오 영상등을 보면서 앞이나 뒤로 돌리는 행위를 말한다.

 

그런데 영상을 시청하는 행위의 집중도가 이전 보다 떨어졌고 광고 시청을 회피하는 수단보다는 특정 목적 없이 채널을 이동행위까지 재핑의 범주로 보아야한다.


재핑은 이동이 목적이지만 이동중에 보여지는 채널화면에 대한 순간적 기대감으로 예상치 못한 체류를 하기도 한다.  홈쇼핑 채널이 공중파 채널 사이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재핑의 시청행위를 무기삼아 매출화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다.  7번과 9번 사이에 할당된 홈쇼핑사가 11번과 13번 사이에 위치한 홈쇼핑사보다 매출이 훨씬 높다.

 

재핑은 유저 입장에서 불편한 행위인가?   100개의 채널 중 보고싶은 채널 10개만 모아서 제공하는 디지털 방식을 유저들은 선호하고 있는가?

디지털케이블 등 국내외 여러 TV 사업자들은 이러한 재핑이 아날로그 방식이라 하여 이러한 방식의 변화를 유도하고 싶어한다.  EPG, 선호채널 기능, 리모컨의 Hot Key (특정 채널 키를 주어 직접 이동에 이용됨) 등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능등이 그리 파워풀하게 이용되고 있지 못하다. 특정 채널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고객 집단으로부터 선호채널 기능, MOSAIC EPG등이 다소 선호되고 있는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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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핑은 아날로그적이면서 대단히 습관적 행위이다. 
마치 즐겨찾기에 수많은 사이트등을 등록해놓았으나 인터넷 포탈에서 손이 가는 대로 서핑을 하고 있는 인터넷의 유저 행위와 유사하다.


인터넷 서핑도 그렇지만 재핑은 유저에게 재미와 호기심을 자극한다.  무심코 이동중인 채널에서 수년전에 시청한 모래시계라는 드라마가 방영되고 있다면 호기심 정도 여부에 따라 수초에서 수분까지 머무르게 될것이다.  기대하지 않는 순간에 주어지는 짧은 재미가 재핑의 강한 매력이다.  새벽녁에 홈쇼핑의 란제리 판매 화면에 몰두하는 남자 시청자는 재핑에 의해 기회를 잡았다.  얼마나 신나는 순간인가?

 

재핑이라는 행위를 디지털 방식으로 변화시키려는 노력을 급격히 할 필요는 없다.  차라리 이러한 행위를 인정하면서 이를 마케팅으로 활용한다던지 재핑의 행위를 다소 편리하게 해주는 UI를 제공하는 고민은 어떨까. 

재핑 행위 시 STB가 이를 인식하고 재핑 종료 후 최종 화면에 재핑족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컨텐츠 광고를 제공하는 식이다.  Multi action의 성향을 지닌 재핑 족들의 특성에 부합된 비즈니스 모델이 있을 것이다. 


재핑이 시작되면 구지 TV화면에 1개 화면 씩 넘겨질 필요는 없을 것이다.  썸네일 방식이나 MOSAIC 방식으로 채널이 넘어간다던지 동작 인식 리모컨을 도입하여 채널 재핑 시 화면의 소리에 따라 리모컨 진동을 달리하여 추가적인 재미를 제공하는 방식도 기존의 모바일의 UX를 컨버전스하는 시도가 될것이다.  (물론 아직까지 STB의 성능과 어플레케이션 등이 사업화되기에는 너무 비싸다는 한계가 있어 아직은 시기상조일 수 있다)

 

TV 유저의 아날로그적 행위을 오히려 디지털의 발판으로 삼는 노력이 필요하다. TV매체의 수동적 특성으로 인해 급격한 변화는 다수층의 변화를 끌어내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제 재핑의 시청 패턴을 인정하면서 디지털화 시키는 노력을 시작해보자. <끝>

-by jeremy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