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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creen 미디어

타이타닉침몰과 미디어 역사의 비밀

jeremy797 2009. 2. 23. 08:16
금요일 필자가 몸담은 회사에서는 뉴미디어의 담론에 대해 고민해볼만한 의미있는 강연회를 개최하였다. TV와 인터넷의 융합에 대한 특강으로 진행된 강연회는 한양대 신문방송학과의 안동근교수님께서 초빙되었다. 

TV와 인터넷의 미래와 미디어의 트렌드를 거시적 또는 미시적 분석으로 보기를 원했으나 이날의 강의는 <미디어의 탄생과 사회의 변화> 와 같은 미디어 원론에 가까운 접근이었다. 신문방송학이 전공인 필자로서는 빛바랜 강의록을 다시 꺼내든 느낌이었지만 학생시절에는 느끼지 못했던 감정을 느꼈다.  아마도 뉴미디어 현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져진 고민 때문에 미디어의 탄생과 같은 역사와 문명에 관한 고민들이 오히려 차곡차곡 정리되는 듯한 느낌이라고 할까.. 

TV
와 인터넷을 융합하거나 분화하는 등의 단기적인 사업 전략도 결국은 미디어의 역사라는 큰 흐름안에 있으므로 이러한 거시적 분석은 매우 튼튼한 뿌리가 되어줄것이라 믿는다.

 

타이타닉의 미디어적 의미

타이타닉하면 흔히 디카프리오의 명연기가 떠오른다.  그런데 이 타이타닉이 미디어와 밀접히 연관이 있다. 타이타닉이 침몰을 맞이했던 1920년대 당시에는 배들이 밤에 필수적으로 무전기를 켜지 않아도 되는 시기였다고 한다.  그래서 타이타닉 침몰 시점에 타이타닉에서 흘러나온 구호요청 무전을 주변의 많은 배들이 듣지 못했다는 것이다.

타이타닉 침몰 이후 미국에서는 배들이 밤에 무전기를 필수적으로 켜고 다녀야하는 무선통신법이 제정되었다고 한다.  타이타닉이 통신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아이러니한 역사가 아닐 수 없다.

 


걸프전과
CNN, 2001년 이라크 전쟁과 알자지라

역사적으로 미디어는 전쟁과 깊은 연관성을 가진다.  2차세계 대전 당시에 미국에서는 TV의 기술 연구를 중지시켰다고 한다. TV 기술의 발전으로 정보의 확산이 되는 것을 우려했을 탓일까..

그런데
1991년 걸프전 발생 시, 거대 미디어의 출현이 가능했으니 CNN이 주인공이다.  CNN은 전쟁 쇼를 24시간 방송하면서 CNN의 브랜드와 방송국의 위상을 분명히 했다.  2001 2차 이라크 침공 당시에 중동의 알자지라 방송이 CNN의 전철을 밟아 전세계인의 머리속에 분명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CNN은 걸프전 이후 다 망해가는 지역 케이블을 인수하여 미국의 지역 방송국에서 송출되는 뉴스를 모아 방송하던 작은 채널이었다.  전쟁이라는 호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이들의 전략이 미리 모의되었던 것이리라..

 

콘텐츠 산업의 위기에서 탄생한 미디어 MTV

영화,음악 등 콘텐츠 산업은 극장이나 라디오 등 기존의 주력 매체를 발판으로 호황을 구가한다.  콘텐츠를 뒷받침하는 주력 매체의 약화로 위기는 시작된다.  이러한 위기의 시기에 새로운 매체가 탄생을 하는데 미국의 음악 채널 MTV이 대표적이다. 음악산업이 1980년대 음반 시장의 침체등을 맞이할 당시 MTV는 음악 콘텐츠를 자양분으로 방송 채널로 탄생하였다.
(콘텐츠의 장르를 개척하기 위해 고민하는 분들은 방송 채널의 탄생 비화나 역사를 잘 분석해보라.  시대의 사회와 산업 논리에 따라 어떻게 채널이 발화되는지를 알게되고 이를 현실에 적용해보는것도 좋은 접근 방법일것 같다)


새로운 미디어의 탄생은 국가권력의 탈규제 정책의 수혜자

미디어는 국가권력의 정권 유지와 확산과 밀접히 관련이 있다.  정부의 탈규제 정책의 수혜를 받기 위한 미디어 기업들의 노력은 눈물겹다.  머독은 영국과 미국의 탈규제 수혜를 가장 많이 받은 기업이다.  운이 좋은 건지, 머독의 치밀한 정치력인건지..

 

이상의 몇가지 주제는 답보상태에 꽉 막혀 뉴미디어의 수혜를 유저들에게 돌려주지 못하고 지지부진하게 느린 속도를 내고 있는 한국의 뉴미디어 현실을 돌아보는 계기를 주었다.

한국의 미디어는 미국으로부터 이식되어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쟁이나 산업의 위기등 폭발적인 사회,경제의 변화 속에서 새롭게 잉태되는 새로운 미디어의 출현이 수년 뒤 한국에 이식된다.  자생적 변화이기 보다는 남이 잘되고 있는 것을 옮겨보자는 산업적 모방주의에 급급했던 것은 아닌지..

 

안동근 교수의 주장에 의하면 미국의 미디어 변화는 누적적인 소비자 조사와 콘텐츠 산업 내부의 치열한 고민의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수십년동안 유저를 트래킹하고 미디어 업계 전체가 데이터를 공유하는 미디어 업계의 고민들이 사회적 변화를 만나 빅뱅이 일어나는 것이라는 것이다.  필자가 미국의 TV와 온라인 동영상을 벤치마킹 하면서 가졌던 생각과 비슷하다.

미디어 업계의 작은 변화에도 서로 박수쳐주고 위기이던 기회이던 상호간에 데이터를 개방하여 토론하는 문화는 새로운 미디어의 탄생을 준비하는 일상적 활동이어야한다.

 

안동근 교수는 아이디어의 시대에 미디어 업계도 서로 공유하고 특히 이종 업계간의 상호작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방송 분야의 종사자가 냉장고 기술의 기획자와 만나 새로운 아디이어를 만들어내라는 것이다.


백프로 동의한다
.  한국시장에서는 왜 온라인 동영상이 개화하지 못할까?  케이블이나 IPTV를 먹여살릴 차세대 콘텐츠는 무엇인가?  등등의 고민들을 풀기 위해 아이디어의 다양한 조합이 필요하다.  묵직한 고민을 안고 미디어 업계의 현실을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TV
와 인터넷
, 모바일 등 소위 3 Screen을 뉴미디어의 컨버전스라는 믿음을 가지신 블로거들은 아이디어의 다양성을 찾아 귀와 마음을 열어야 할것이다.

좋은 고민의 기회를 주신 안동근 교수님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