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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스마트TV:왜 삼성은 케이블과 손을 잡았나?

jeremy797 2011. 1. 9. 23:21
2011 CES가 막을 내렸다.  2011년 한해의 트렌드를 예측해볼 수 있는 이번 행사의 주인공은 태블릿, 4G 스마트폰 그리고 스마트TV등이었다. 

 

지난 3~4년 간 CES의 단골 메뉴는 스마트TV 였다.  야후가 주도했던 위젯TV, 가전사 주도의 브로드밴드TV, 그리고 구글TV 까지 새로운 트렌드가 CES에서 예측되었다. 

그러나 스마트
TV는 전체 미국 판매 TV 22% 수준까지 성장하고는 있지만 방송 미디어의 지형을 바꿀만한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는 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구글TV는 미국의 IT 메타블로그가 선정한 2010년 실패 IT 제품 7위에 랭크되기도 하였다.

 

스마트TV가 주춤하는 이유는 여러가지로 평가한다.  콘텐츠, 사용성, 가격등이다.  이 중에서도 콘텐츠 분야는 스마트TV를 주도하는 가전사들이 직접 콘텐츠 유통에 투자하기 보다는 콘텐츠 사업자들이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게이트웨이를 여는 수준으로 대응하고 있다. 

 

넷플릭스나 훌루 처럼 고객의 판매 접점을 적극 늘려야하는 사업자들이 스마트TV로 움직이기는 했지만 헐리우드나 케이블채널등 방송 콘텐츠는 스마트TV로 가야할 이유가 없었다.

 

특히 미국의 케이블 업계는 구글TV나 애플TV에 노골적인 반감을 표시하며 콘텐츠 제휴에 소극적이었다.

 

한국의 삼성전자는 2010년 한해동안 스마트TV의 선점을 위해 TV 앱스토어를 위해 적극 투자하고 미국 시장은 훌루와 제휴 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였다.  그러나 2010년은 구글TV에 이슈를 선점당하고 스마트TV 분야에서는 이름값을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 2011 CES에서 삼성전자가 키노트를 하면서 특징적인 발표가 있었다. 

 

삼성과 미국의 빅 케이블 회사인 컴캐스트, 타임워너 케이블이 손을 잡았다는 소식이다. 

컴캐스트가 추진하는
TV Everywhere(케이블 방송 가입자가 인터넷으로 방송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 XFINITY TV가 삼성전자의 스마트TV로 제공된다는 것이고 타임워너케이블은 갤럭시탭으로 실시간 방송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2011 CES 키노트에 등장한 컴캐스스트 타임워너케이블 CEO

CES
의 화려한 뉴스들에 묻혀 크게 보도되지 않았지만 이 소식은 스마트TV의 큰 변화를 예고하는 전략적 제휴이다.

 

미디어의 구도에서 보자면 케이블 방송과 스마트TV는 경쟁적 관계이다.  스마트TV가 증가하여 영상 콘텐츠를 인터넷 연결만으로 시청할 수 있는 환경이 된다면 케이블 방송등 유료방송의 시청자는 감소할 것이라는 경쟁적 관점이 지배적이었다.   

 

그렇다면 케이블 방송이 직접 스마트TV를 껴안기로한 제휴는 어떤 배경에서 탄생한 것일까?

 

작년 한해동안 미국의 케이블 업계는 소위 Cord Cutting 논쟁에 시달려왔다.  방송과 인터넷, 전화를 이용하는데 가구당 90불 이상을 지출하는 미국인들은 넷플릭스, 훌루 플러스등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 유통이 성장하면서 유료방송을 끊고도 방송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조금씩 방송 가입자가 감소하는 것과는 달리 날로 성장하는 넷플릭스 (전체 미국 TV 수신가구의 15% 수준)가 케이블을 압박할 것이라는 언론의 보도가 이어졌다.

 

미국의 케이블 업계가 TV Everywhere 전략을 통해 인터넷으로 이동하는 가입자들의 환심을 사고자 했다.  특히 아이패드등 태블릿을 TV의 보조적 매체로 활용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태블릿 미디어 전략을 내놓았다.

 

넷플릭스의 성공 요인 중 하나는 PC, TV, 모바일등 200여종의 단말기를 통해 제공되는 유통 확산 전략에 있다.  이를 목격한 케이블 업계도 TV Everywhere 성공을 위해서는 스마트TV를 활용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의 스마트TV에 제공되는 방송 콘텐츠의 질적 수준이 아직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실시간 방송이 포함되어 있지는 않다.  그런데 태블릿에 제공되는 XFINITY TV(컴캐스트의 TV Everywhere 서비스명) 에는 실시간 방송이 제공될 예정이다.  (케이블 가입자의 집 안에서만 제공된다)

 

컴캐스트의 서비스가 삼성전자의 스마트TV에 제공되는 시점은 2011년 하반기 정도가 될것이다.  결국 당장 제공될 것도 아닌 서비스를 CES에서 발표한 것은 스마트TV 이슈를 케이블 업계가 주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TV와 인터넷은 친구라고 천명했던 케이블 업계의 주장이 힘을 받게 되었다.

 

물론 삼성전자는 이번 제휴를 통해 스마트TV 시장에서 우위에 설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지금까지 하드웨어 경쟁력에만 고민하던 삼성전자의 스마트TV 전략이 콘텐츠 제휴로 날개를 단 격이다.  삼성전자의 유연한 대응에 박수를!


구글TV가 주도할 것으로 보였던 스마트TV는 보다 다양한 서비스 경쟁구도가 되었다.  이번 CES에서 삼성전자는 구글TV가 탑재된 셋톱박스를  선보였다.  구글TV는 가전사의 스마트TV의 제품 라인업 중 한 종류가 될것이지만 삼성전자와 손을 잡은 컴캐스트가 삼성전자가 출시하는 구글TV에도 콘텐츠 제공을 수락할지는 미지수이다.


2011
CES의 스마트TV에서 또 하나의 특징이라면 스마트TV가 태블릿을 커플로 활용되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탭은 물론이고 미국의
VIZIO 8인치 태블릿을 선보여 스마트TV Remote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TV가 가족 모두의 공용 단말기라면 태블릿은 퍼스널 미디어이다.  태블릿이 스마트TV와 기능적으로 연계됨으로써 보완적인 역할을 기대한다. 

 

타임워너케이블이 준비중인 갤럭시탭 TV 어플리케이션

케이블방송의 전통적 제공 방식은
TV에 셋톱박스를 연결하는 것이다.  스마트TV, 태블릿등 인터넷 연결 단말에 케이블 방송이 제공된다는 것은
셋톱박스가 사라질 수 있다 는 미래적 준비가 깔려 있다는 것도 의미있는 시사점이다.

 

글로벌 미디어 환경은 이용자들의 콘텐츠 소비 행위를 보다 역동적으로 만들고 미디어 시장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 경쟁자의 구분이 없어지고 있다. 

 

한국 시장은 어떤가?

한국의 미디어 환경은 한국 시장만을 영토로 한 작은 경쟁에 시달리고 있다.  스마트TV는 미국과 달리 콘텐츠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단기적인 이해득실이 미디어 지도를 그리는 유일한 콤파스이다.   2011년의 한국 미디어 지형은 보다 미래적 시각으로 판을 짜야 할것이다

사족하나.
한국시장의 스마트TV에 다소 소극적인 삼성전자도 한국 미디어 업계와의 적극적 제휴가 필요하다.   시장의 크기에 따라 미국과 한국을 이중 잣대로 바라보지 말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콘텐츠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는 삼성전자의 통큰 시각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