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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팍도사! 안철수의 신선한 웃음 만들기

jeremy797 2009. 6. 18. 01:02

황석영 작가로 시작된 무릅팍 도사가 선택한 지식인 그룹의 백미는 오늘 출연한 안철수교수가 아닌가 싶다.

 

그의 나이 48.  IT 기업에 종사하는 기획자나 개발자라면 안철수가 만들어낸 책은 필독서 였다.  2005년 업계를 등지고 홀연히 미국에 가서 와튼 스쿨의 MBA를 취득하고 지금은 카이스트의 석좌교수로 있는 살아있는 전설이다.

 

그런 그가 예능 중에서도 초 절정 프로그램인 무릎팍 도사에 출연하였다.  예능의 경계를 넘어선 새로운 시도이다.


안철수 교수는 글로 읽는 감동과 연설이나 강의로 보는 지적 교감이 분명히 느껴지는 지식인의 절정이다.  그에게서 풍기는 이미지는 겸손함과 차분함이 몸에 배인 성실한 지식인이자 정도와 도덕을 겸비한 존경하고 싶은 선배, 스승과 같은 모습이다.

 

의사에서 벤처기업 CEOIT 초창기에 그가 쌓인 업적과 그리고 미국 생활의 이야기 등을 예능의 소재를 삼고 어린 학창시절의 회상과 백신 개발에 대한 역동적인 이야기들은 시청자들에게 의미있는 자극이자 신선한 웃음을 주었다. 

 

아마도 그의 과거 명성과 활약상을 어렴풋이 나마 알고 있는 10대들에게는 특히 의미있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황석영 선생이나 문익환 목사님의 아들 문성근을 통해 쏟아져 나오는 과거의 이야기들은 긴장감있는 역사와 슬픈 현실을 웃음뒤에 뭉클한 감동을 만들었다면 안철수교수의 진솔한 이야기들은 잔잔한 웃음과 훈훈한 교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학교 도서관의 책을 몽땅 다 읽었다는 그는 요즘 말로 '엄친아'가 아닌가?
 

하지만 그가 쓴 책 몇권과 과거 그의 연설을 들어본 필자로서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풀어놓은 이야기 보따리들이 웬지 예능과는 걸맞지 않다는 약간의 우려도 있다.
평소 안철수 교수를 존경해온지라 그의 진정성은 차분한 그의 강의나 화려하진 않으면서도 조용한 주장이  행간행간에 묻어나는 책이 오히려 더 적절했을 것 같다. 

평소 술자리나 모임에서의 웃음을 주도하는 카리스마가 있는 황석영 작가나 과거의 사실을 현재 처럼 풀어내는 입담이 있는 문성근에 비해 안철수교수의 예능 준비는 다소  어정쩡한 자세였다. 

 

예능의 소재나 출연진이 넓어지는 것은 그만큼 타인의 경험치 속에서 의미있는 웃음을 발견할 수 있다는 즐거움은 있다.  그러나 지나친 과욕은 오히려 은근한 명성을 전달하는데 다소 부족함이 있다. 

약간의 부족함은 있지만 다양한 주제와 명성가들의 출연은 재미와 감동의 두마리 토끼를 잡는 신선한 시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