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레미의 OTT NEWS

'꽃남'과 아내의유혹! 극과극의 정서 본문

영화/TV컨텐츠 비껴보기

'꽃남'과 아내의유혹! 극과극의 정서

jeremy797 2009. 2. 3. 00:16

꽃보다 남자가 대단한 화제다.  이 드라마의 줄거리나 출연진에 관한 이야기를 쓰고자하는 것은 아니다.  거기다가 아내의 유혹과의 비교는 더더욱 아니다.  심한 안티성 댓글의 범벅이 가능한 주제일것이므로 이러한 위험은 피하고 싶다.

KBS2가 오랜만에 대박을 치고 있다.  꽃남은 여성적인 드라마이다.  그것도 10대에서 30대 또는 40대 여성을 광범위하게 아우르고 있다.  10대의 감수성으로 볼 때 왜 40대 여성까지 좋아하는지 이해를 못할지도 모르지만 여성의 소녀적 감성은 연령과 상관이 없는듯 하다.  오늘 상영분에서 구준표와 금잔디의 키스신으로 내일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으로 보인다.

환타지가 강한 이 드라마는 최상위층의 화려한 일상과 F4로 만들어내는 꽃미남의 향연만으로도 드라마 내내 두근거리는 상상력을 자극하고도 남는다.  준표와 금잔디의 러브라인과 구준표식 이중성 (겉은 터프한척 하면서 속은 매우 여리고 예민한)에 백프로 동감하는 여성들의 환상은 회를 거듭할수록 출연진의 검색순위를 올려주고 있다.


뉴칼레도니아 여행상품, F4 패션 아이템 판매 등 인터넷 쇼핑몰은 꽃남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여 불황기에 날개를 달고 있다. 

필자가 재직중인 회사에는 1주일에 한명씩 구준표식 퍼머를 한 남자 직원들이 늘고 있다.  오늘도 부인의 강요로 적당히 볶은 짝퉁 구준표가 멋적게 웃고있다.  실로 꽃남 열풍이다.

 

여기 꽃남과는 극을 이루는 또 한편의 인기 드라마가 있다.  아내의 유혹! 일명 막장드라마이다.  꽃남과 아내의 유혹을 한 포스팅에 다루려고 하는 이유는 극과 극의 두편의 드라마 모두 동일한 시청자 즉 30, 40대 여성들이 선호하기 때문이다.


로맨틱 환타지와 탈패밀리 막장 드라마가 동일한 시청자들을 웃게 만들고 분노하게 만들면서 TV앞으로 모이게 한다.  이 아이러니를 시청자들의 다양한 감정 스펙트럼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것이다.  로맨틱 환타지나 막장 드라마 모두 시청자의 숨은 감성이다. 


전자의 감성이 깊숙히 숨겨진 실현하기 힘든 상상력을 자극하는 기분좋은 감성이라면 후자가 만들어내는 감성은 유사한 현실을 겪고 있는 비밀스런 이야기들을 남의 입을 빌어 분노하고 욕하고 싶은 B급 감정이다.  아내의 유혹을 보면서 내일은 절대로 보지 않을것이라고 각오를 단단히 하면서도 다음날 또 TV를 켜고 마는 일명 길티 플레져라는 심리를 자극한다.

 

TV 드라마는 시청자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가?   막장드라마에 대한 찬성과 반론을 보다보면 드라마의 영향력에 대한 고민이 든다.


극장에서 시청하는 영화는 집단이 함께 시청히자만 어두운 시청 환경은 혼자서 느끼고 홀로 감상하는 개인적 시청 방식을 제공한다.  2시간의 길이는 호흡이 매우 짧아 강한 메시지를 일거에 제공하는데 익숙하다.  감성을 자극하는 주제들도 매우 다양하다.


드라마는 가족단위 (최소한 2)로 시청하는 빈도가 높고 사적 공간이기 때문에 드라마를 보는 내내 기쁘면 웃고 분노하면 마음대로 욕하면서 시청해도 되는 집단적 시청 행태를 보인다.  그러다보니 되도록이면 드라마의 주제는 공감하기 쉽고 울고, 웃고, 분노하는 등 분명한 감정을 요구한다. 

로맨틱 환타지와 막장드라마는 이런 분명한 감정의 극과 극을 자극하는 공통점이 있다.

어쩌면 16회 내내 20% 내외를 지속적으로 오가는 시청률을 만들어내야 하는 드라마의 경제학은 자극적 스토리 전개를 강요하는지도 모른다. 

 

막장드라마를 옹호하는 입장에서는 막장이야말로 사람들 가슴속에 숨어있는 분노와 복수를 표출해내는 카타르시스의 향연이라고 칭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국적 정서에서 완벽한 복수는 없다.  어정쩡한 타협과 가족애의 승리는 복수를 꿈꾸어온 내면의 감정을 무색하게 할 뿐이다.
이쯤 쓰고 보니 이왕이면 로맨틱 환타지 같이 기분좋은 상상을 자극하는 장르가 막장 보다는 긍정적인 드라마 효과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고 있다.

 

시청자의 기호는 극과 극을 포용할 정도로 다양하다.  그러므로 무엇이 좋다는 결론은 무색하다.  다만 시청 후에 감정의 긍정성을 자극하는 드라마가 요즘의 불황기에는 바람직하지 않을까 하는 소결론으로 달려가 본다. 

과속스캔들이 750만을 끌어모으고 있는 영화현실에 대해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불황기를 겪고 있는 사람들의 황망한 정서와 관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꽃남열풍도 이와 같지 않을까.  종반으로 치닫고 있는 꽃남의 대박이 싫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콘텐츠는 시대의 괴로움을 치유하는 합법적 마약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