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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편성 채널 사업자가 2010년 마지막 날 선정되었다.   조선, 동아, 중앙, 매경 등 기존의 신문사들이 주축이 된 4개 컨소시엄이 종편 사업자의 날개를 달았다.

종합편성 채널은 기존의 지상파와 같이 뉴스, 시사, 오락, 드라마 등 모든 장르의 편성이 가능한 사업자이다.  

종합편성 채널은 왜 필요한가?  시청자들이 더 많은 채널을 원하고 있기 때문일까?  한국에 종합편성 채널이 있어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일까?

이 말에 명확한 답을 하고 또 이 논리에 고개를 끄덕일 개인이나 집단은 없다.  그만큼 종합 편성 채널은 실체가 불분명한 이슈이다.

아마도 종편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토론은 앞으로 수도 없이 쏟아져 나올것이 분명하다.  특히 종편에 대해 그리 긍정적일 수 없는 지상파(KBS 마저도) 와 종편에서 소외된 신문사들은 연일 흠집 내기에 여념이 없을 것이다.

이러한 논쟁이 비 생산적으로 흘러간다면 어차피 만들어진 새로운 미디어 지형에 큰 도움이 되질 않는다.   종편 사업자 선정의 철회 주장이나 성공과 실패의 이분법적 논쟁은 큰 의미가 없다.  

지상파, 유료방송 등 기존의 미디어와 종편등 새로운 미디어의 상생의 방향을 찾는 슬기롭고 수준 높은 아젠다가 만들어 지기를 학계, 전문가들에게 기대해본다.

한가지 질문을 던져본다.

종편은 올드 미디어인가, 뉴미디어인가? 

이 질문에 답을 하기란 참으로 애매하다.   태어난 시점은 뉴미디어가 만개하는 시기이지만 그 형식은 올드미디어를 그대로 빼다 박았다.   

종편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에서 보면 정체를 보이고 있는 방송 광고 시장을 4개 종편 사업자가 뛰어들어 피 튀기는 경쟁이 불가피하고 이로 인해 결국 질이 낮은 방송 콘텐츠가 양산될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현실적인 미디어 환경에서 본다면 맞는 판단이다.  이렇듯 종편은 올드미디어의 질서에서 본다면 해법이 많아 보이지 않는다. (도대체 왜 만든건지?)

종편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상파가 자리잡고 있는 낮은 번호대를 얻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케이블에 의무 편성을 해야한다는 논리도 있다.    이또한 올드미디어 시각이다. 

글로벌 미디어의 변화는 어떠한가?  미국의 방송 환경도 전체 방송 광고의 크기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실시간 방송을 제 시간에 맞추어 시청함으로써 광고주들에게 브랜드 인지 효과를 안겨줄 시청자들이 점차 TV를 떠나고 있다.  

유료 방송과 통신 인프라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던 컴캐스트등 케이블 진영을 강하게 압박해 오는 사업자는 넷플릭스와 같은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들이다.

그런데 컴캐스트, 디즈니 등 미국의 케이블이나 채널 사업자들이 큰 소리를 치면서 결코 "방송의 위기는 없다" 라고 천명하는 것은 그들이 지난 수년간 TV와 인터넷을 연결하는 에코 시스템을 차근차근 준비해왔기 때문이다.

케이블, IPTV등 방송 플랫폼은 DVR과 VOD등 on Demand 서비스로 스스로 무장하고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급 부상하는 이머징 디바이스를 미디어 소비 단말기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방송 채널 사업자들은 방송 콘텐츠를 TV와 인터넷에 적합한 형태로 분화시키고 방송과 게임등 다양한 융합 콘텐츠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생산하는데 투자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스스로 뉴미디어로 거듭나기 위한 준비는 아직도 진행중이다.   물론 이러한 변화들이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방송 광고 등 기존 미디어 시장의 파이가 줄어드는 것은 막을 수 없다.   그 만큼 방송 미디어는 격변의 한가운데 서 있다.

종합편성 채널은 아직 올드미디어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올드미디어의 잣대로만 보면 방송 미디어 전체는 무한 경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수 밖에 없다. 
  만들어진 밥그릇에 밥을 채우기 위해 종편에만 군불을 지피다 보면 경쟁의 균형이 깨어질 수밖에 없다.

뉴미디어 시각 이라는 것이 단순히 유통구조를 디지털로 바꾸고 스마트 디바이스에 콘텐츠를 실어 나르는 '외형적 측면의 변화' 나 '기술 지향적 관점' 으로만 봐서는 안된다.  중요한것은 시청자들의 뉴미디어적 변화이다.

종합편성 채널이나 방송 미디어의 담론이 TV와 신문 처럼 고전적으로 정의된 개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미 시청자들은 방송을 TV 의 울타리 안에서만 소비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의 컴캐스트가 지상파 방송국인 NBC의 인수를 승인하는 과정에서 FCC가 조건으로 고민하는 것은 인터넷 동영상 판권의 독점 이슈이다.   미국 시청자들의 시청 권리는 이미 TV 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이다. 

종편은 미디어와 정치의 관련성 때문에 묵직한 담론에서 빠져나오기 쉽지 않다.  어쩌면 이런 이유로 종편 이슈는 시청자들의 시각에서 점점 멀어져 갈지도 모른다.  

시청자의 변화를 앞서가지 못하다는 미디어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멀티플렉스 극장 옆에 상영관 한개 짜리 극장을 짓고 관객이 오기를 바라는 꼴이다.

종편 이슈를 맞이하여 미디어 논쟁이 보다 시청자 지향적이고 시장 친화적이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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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jeremy797
제레미는 '업'으로는 미디어로 먹고살며 IT의 미래를 고민한다. '생'으로는 여행, 운동, 걷기, 캠핑, 커피, 독서 등등을 즐긴다. 제레미의 '생각저장소' 는 '업'에 관한 고민과 소소한 일상을 모두 담고있다. jeremy797@gmail.com / twitter : @comi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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