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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개월 전 6권 까지 보다 중단했던 신의 물방울을 대여했다.  비도 내리고 해도 등따시고 배부르게 만화책을 보는 것도 슬기로운 여름나기라는 생각이 들어서..  조용한 음악을 켜고 얼마전 선물 받은 이름모를 프랑스 와인 한병을 따서 와인을 마시면서 책장을 넘긴다. 

와인을 즐기는 편이다.  그러나 전문가는 아니다.  애써서 유명한 와인바나 우아한 레스토랑을 찾기 보다는 홍대 앞 캐쥬얼 와인바를 자주 가는 편이다.   회사 회식이나 몇몇 지인들과의 만남은 주로 홍대앞을 찾는다. 

아주 오래전 캐나다 위슬러에서 몇개월 기거했던 적이있었다.   밤낮없이 위슬러 정상을 오르고 내리던 어는 날 서울에서 날라온 선배의 손에는 와인 몇병이 들려있었다. 
와인애호가였던 그 선배로 부터 와인을 처음 배웠다.   프랑스 와인은 좋은 와인을 고르는 법을 알기 힘드니 와인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전까지는 프랑스 보다 이탈리아, 칠레나 타국 와인을 즐기라는 충고, 가격이 문제라기 보다는 맛이 문제이니 기죽을 필요없이 값싼 와인을 과감히 선택하라는 충고, 사랑 고백에는 와인이 최고이니 와인 한병을 다 마시기 전까지 고백하거나 나누지 못하면 바보라는 충고. 
(그 충고 중 한가지는 분명했다.  와인과 함께 프로포즈에 성공했고 결혼을 했으니 말이다.)

그 후로 와인바에 가면 으레 이탈리아, 칠레 최근엔 스페인까지 와인의 변방을 찾았다.   음식 궁합도 중요하다고 하지만 스테이크, 치즈, 과일, 스파게티 그리 고급스런 입맛은 아닌지라 와인 자체를 즐기는 편이다.   늘상 와인을 배워야 겠다는 생각에 와인을 마신 다음날 아침이면 어김없이 와인스쿨을 탐색하곤 했다.   전문가들이 보면 저급한 와인 사랑이라고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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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홍대앞 스페인와인바에서

구지 와인을 배우고 싶은 이유라면 수많은 와인 리스트 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맛을 정확히 짚어내고 싶은 욕심이랄까.   타닌의 맛이 덜하고, 부드러우면서 묵에 넘어갈때는 약간은 칼칼한 느낌을 주는 맛!  입에 머금는 순간 신의 물방울 표현처럼 숲속에 신선한 공기와 저 멀리 오두막에서 구수하게 피어오르는 오두막으로 향하는 느낌.   이런 느낌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 정도를 키우고 싶으나 얼마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겠는가.  그래서 아직도 와인 스쿨은 가지 못하고 와인바에서 까다롭게 맛을 이야기하고 와인을 추천받는다.  시간이 없으면 이런 용기라도 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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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물방은은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12사도 와인을 찾아가면서 사람과 인생 그리고 그속에서 와인의 역사를 예찬하는 와인 찬가이다.
인간의 애환속에서 추억과 시간을 따라 와인을 발견해내는 희열이 있다고 할까.  

신의 물방을 보면서 느끼는 거지만 이 만화책을 부드럽게 읽지 못하고 암기나 공부로 생각하고 보다보면 여지없이 졸린 눈을 부여잡곤 한다.  그저 보르도, 부르고뉴 정도 이해하고  무통, 로마네꽁티, 샤토팔메.. 등등 유명 빈티지를 머리속에 꾸겨놓는 정도가 내 수준이다.  주인공 시즈쿠의 디켄딩하는 강렬한 모습을 실제로 보았으면 하는 바램도 함께.. (어느 와인바에서 유사한 모습을 보긴 했다)


돌이켜보면 와인이라는 술은 좋은 일이 있거나 함께 나누는 기쁨을 누리고자 할때 필요한 술이 아닐까
.
얼마전 회사에서 간부 워크샵이 있었다.  워크샵 말미에 CEO 메시지가 워낙 강렬하고 묵직해서 참석자 모두는 어두운 표정이었다.  주최측이 준비한 저녁은 근사한 스테이크와 이름 모를 프랑스 와인!  100여명의 사람들 잔에 채워진 와인과 울려 퍼지는 건배 제의.  정확히 15분만에 스테이크와 와인 한잔이 비워졌다. 15분 후 모든 테이블에 쓸쓸한 와인만 덩그라니 남았다.  이 얼마나 와인 스럽지 못한 자리인가.

되도록 이면 와인을 마실때면 2~4 정도가 좋은 듯하다.  맛과 향 그리고 이야기가 어울어지는 기쁨이 되도록 꽉찬 느낌이었으면 하므로..
와인의 은밀함과 내밀함은 또 어떠한가.  와인에 얽힌 추억 한가지씩은 간직해도 좋겠다.   파격적인 일탈만 아니라면 삶의 작은 긴장과 함께 와인은 살며시 다가올것이다. 

빌려온 10권까지 모두 읽었다.  다음주 주말엔 16권까지 마저 독파해야겠다. 12사도를 모두 찾는 날 나의 와인 즐기기는 또 어느 나라와 함께 하고 있을런지.. <끝>
-jeremy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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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emy797
제레미는 '업'으로는 미디어로 먹고살며 IT의 미래를 고민한다. '생'으로는 여행, 운동, 걷기, 캠핑, 커피, 독서 등등을 즐긴다. 제레미의 '생각저장소' 는 '업'에 관한 고민과 소소한 일상을 모두 담고있다. jeremy797@gmail.com / twitter : @comi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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