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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D 및 양방향 서비스

아이튠즈 99센트 렌탈 서비스의 마력과 나비효과!

jeremy797 2010. 8. 29. 22:47

애플은 아이튠즈에서 99센트만 내면 TV 드라마 등 TV용 콘텐츠를 48시간 렌탈(rental)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중이라고 알려지고 있다.  현재는 SD급 화질로 아이튠즈에서 드라마 편당 1.99불로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가 제공중이다.

 

99센트와 1.99불은 1불 차이이지만 대여(Rental)과 구매(Buy)라는 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대여는 그야말로 일정 기간 동안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지는 것이고 구매란 콘텐츠를 모바일 단말기에 저장하여 소장할 수 있다.  아이튠즈의 영화 콘텐츠는 대여와 소장으로 서비스가 분리되어 있으나 TV 콘텐츠는 대여 서비스가 없는 상태이다.

 

나비효과!  99센트 렌탈 서비스가 방송과 인터넷 동영상, 그리고 스마트폰 시장까지 어떤 영향을 줄것인가? 

 

지금 시기에 왜 애플은 99센트 영상 서비스를 들고 나왔을까?  이점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콘텐츠 소비 문화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미국에서 TV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방법은 아래 표에서와 같이 실시간 TV 시청, DVR 녹화 시청, VOD 시청 등으로 나뉜다. 

미국 유료방송 가입자의 TV 시청 유형

한국과는 달리 DVR 이용 시간이 매우 높다.  그리고 일정 기간이 경과하면 TV 시리즈를 아마존이나 넷플릭스에서 DVD로 구매하거나 렌탈하여 시청하는 패턴도 나타난다.  공짜를 원한다면 지금까지는 훌루닷컴이 대안이었다.  
콘텐츠 사업자는 시청자의 숫자나 콘텐츠 판매 수익을 예측하여 50불에서 99센트까지 다양한 가격 모델로 소비자를 공략한다. 

TV
에서 방영된 직후 다양한 가격으로 단말기에 상영 시점에 따라 유통된다.  넷플릭스는 월정액 방식 8.99, 훌루는 9.99불 등 패키징 방식과 가격도 다양하다.  대여 방식은 기간별 판매이기 때문에 소장용 다운로드나 DVD 보다 당연히 가격은 낮다.

 

아이튠즈의 99센트는 콘텐츠 유통 시장에서는 가장 낮은 가격이다.  Redbox라는 Kiosk DVD 자판기의 DVD 대여 가격이 1불인데 99센트는 이 보다 낮다.  그것도 TV 방영 즉시  99센트 대여 서비스로 제공되기 때문에 대단히 파격적이다. 

 


기존 아이튠즈의 서비스에 비해 겨우 1불이 낮아졌지만 소장이 아닌 렌탈이라는 측면에서 이용자들은 이전보다 왕성하게 콘텐츠를 소비할 것이다. 렌탈 서비스는 정해진 기간 만큼 시청이 가능하다.  그만큼 저장 공간의 활용이 용이하기 때문에 이전보다 판매율이 높아질 것은 분명하다  

미국에서는
TV 시리즈 전체를 온라인 동영상으로 시청 하는 비율이 꾸준히 늘고 있는데 99센트 렌탈 서비스는
On-Demander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떤 서비스에 가장 크게 타격을 줄것인가? 

아이폰, 아이패드등 모바일로 연결될 경우 기존
TV는 가족형 매체 라는 특성이 강하기 때문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지만 훌루등 개인형 영상 서비스는 다소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이제 막 훌루플러스라는 이름으로 월정액 서비스를 제공중인 훌루는 큰 복병을 만난 셈이다.  

물론 Apple TV가 iTV로 이름을 바꾸고 99센트 아이튠즈 서비스에 연결이 가능하다면 케이블이나 IPTV의 TV VOD도 타격을 입을 수도 있겠다.


가격과 제공 방식이 다양하게 펼쳐진 미국의 ON DEAMDN 유통 서비스를 99불 아이튠즈가 일거에 무너뜨린다는 급격한 분석은 현실적이지 않다.   

오히려 99센트 렌탈 서비스로 On Demand 라는 이용자 욕구가 더 활발하게 자극되어 전체 시장 파이가 커지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TV 콘텐츠 유통 시장에 얽혀있는 먹이사슬이 99센트 렌탈 서비스로 복잡한 관계를 만들어나갈 것은 자명하다.  그래서 NBC, FOX등 미국의 방송국들은 분명한 찬성 의사를 밝히고 있지 않다.  특히 아이튠즈의 99센트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로 인해 곡당 판매율은 상승하였지만 앨범 단위 판매가 위축되는 역효과를 목격한 방송 업계는 애플의 제휴에 선뜻 응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이들이 무시할 수 없는 것은 바로 애플이 품고 있는 이용자 그룹이다.  아이폰, 아이팟터치, 아이패드등 미국 전역에 깔려있는 애플 영토는 2011년에 8천만대가 넘을것으로 추산한다.  이들이 만들어낼 네트워크 효과는 가히 폭발적이다. 

 2010/03/14 - [TV 2.0 & 미디어2.0] - 아이폰,페이스북의 Network Effect!에서 배우는 교훈

애플은
99센트 렌탈 서비스로 콘텐츠 판매 매출도 얻을 수 있지만 무엇보다 애플의 모바일 단말기로 왕성한 콘텐츠 소비를 촉진함으로써 소위 iDevice에 대한 고객의 고착성(Stickness)을 더욱 높일 수 있는 간접 효과를 얻게 된다.  2년을 단위로 모바일을 교체하는 이용자들은 놀고 먹을 떡이 많은 애플의 영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결국 99센트 렌탈 서비스는 모바일 시장의 권위를 지키는 무기가 될것이다.   아직까지 구글의 안드로이드 마켓에는 이렇다할 콘텐츠 판매 모델이 없다.  이점에서 애플은 99센트 서비스로 막강한 네트워크 효과와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확보하여 안드로이드 진영을 압박할 수 있게 된다.   구글TV등 스마트TV 그룹의 큰 약점인 영상 콘텐츠 부족에 대항한 확실한 엣지를 갖추고 있다.  

 

결국 99센트 렌탈 서비스는 미디어 업계의 경쟁 질서에 영향을 주는 나비효과 보다  iDevice의 네트워크 파워를 위한 후방 지원으로서의 나비효과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미국인들의 다양한 콘텐츠 소비 행태가 만들어내는 고객의 역동성 때문에 가능한 추측이다.  대여와 소장이 모두 공존하는 소비 문화와 이에 걸맞는 다양한 서비스와 가격 및 패키징 서비스들은 콘텐츠 생태계와 모바일 단말기의 확산과 유지에 특별한 역할을 하고 있다.  

 

남의 나라 사업자들이 어떻게 되는것이야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무엇보다 다양한 방식의 콘텐츠 소비와 이에 걸맞는 서비스 모델의 다양성이 한국에도 필요함을 배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