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을 대상으로 한 트랜디 서적을 일컫는 칙릿! <쇼퍼홀릭>은 대표적 칙릿이다.  원작소설의 1권을 바탕으로 만든 이 영화는 쇼핑 중독자 레베카의 일과 사랑을 그리고 있다.

쇼핑이라는 경제적 행위는 자본주의를 지탱하는 힘이다.  이러한 거창한 평가가 아니더라도 쇼핑은 개인에게 물질적 즐거움과 심리적인 계층 상승 욕구를 준다.  자신이 원하는 상품(그것도 신상!)을 보는 순간 뇌에 전달되는 즐거운 상상력으로 두근거린다면 초보 쇼퍼홀릭일 것이다.  이 영화를 보는 다수의 여성들과 애인과 함께 쇼핑을 다니는것을 즐겨하는 남성들은 레베카의 표정과 후회와 심리적 몰락 그리고 쇼핑 이후의 자기 합리화에 완벽한 공감을 보낼 것이다.  

 


갑작스런 회사의 몰락으로 일자리를 구하던 주인공 레베카는 패션 잡지의 기자를 시도하지만 엉뚱하게도 재테크 잡지에 인터뷰를 하게 된다 


이율 변동에 관한 기사를 구두 쇼핑등에 빚대어 컬럼을 쓴 레베카의 재치는 쇼퍼홀릭의 신상품 구매 패턴에 관한 노하우를 경제학에 차용한 신선한 시도로 주목받게 된다.

상품의 구매 시점의 가격과 심리적 만족감이 비례하여 상승하므로 쇼핑행위는 경제 논리의 축소판일 것이라는 작가의 상상은 재미있는 설정이다. 이러한 작가적 상상력이 쇼퍼홀릭 주인공을 하찮은(?) 쇼핑과 경제학을 하이브리드하게 융합해놓은 감각적인 트랜디 컬럼리스트로 만들었다
그녀의 기발함과 엉뚱한 상상력으로 보수적 경제 잡지의 논객들 사이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이른다.  <녹색스카프>라는 필명은 이내 유명인사로 만든다.  된장녀의 반란이다.  그러나 곧 과감한 플라스틱 긇어대기로 레베카는 16천불에 달하는 빚을 만들고 이로인해 자신의 과오(?)를 깨닫고 남자 주인공과의 결별을 맞이한다.

 

쇼핑 중독자가 겪는 심리적 이탈감을 우스꽝 스러운 설정들 속에서 차분히 풀어가는 쇼퍼홀릭은 알뜰쇼핑을 권장하는 도덕적 결말로 가는듯하여 다소 아쉬웠다.  원작에서는 10권 내내 쇼핑의 중독을 끊기 보다는 지속적으로 자기합리화 속에서 쇼핑의 중독을 지속하고 이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한다.  쇼핑을 자극하는 자본주의 전도사라는 오명이 싫었던 탓일까, 아니면 남녀 주인공의 사랑으로 결말을 맺어야하는 로맨틱 코미디의 압박을 이겨내지 못한 이유일까.. 영화적 결말은 뒷심이 부족하다.

 

주인공 레베카는 쇼핑의 좌절과 기쁨을 완벽하게 표현하고 쇼퍼홀릭의 컬럼리스트 변신기를 백치미가 뿜어내는 언발란스한 지적 이미지로 잘 승화시킨다.  그녀의 귀여움과 핑크 패션의 세련됨이 뉴요커들 사이에서도 유난히 인상적이다.  그녀의 패션 아이템이 2009년 봄의 패션 아이콘이라 하니 눈여겨 보아두기 바란다.

 


적당한 유머와 패션 아이템을 보는 눈요기, 주인공의 귀여운 백치미, 활기찬 뉴요커들의 일상등 자본주의를 즐기기에는 안성맞춤인 영화이다. 쇼핑 아이템으로 수다를 떨고싶으신 분들은 여성친구들과 어울릴 수 없는 커플의 이색적 로맨틱 스토리를 기대한다면 남녀 커플이 함께 보면 좋을 영화이다.   물론 패션 코드가 비슷하여 찰떡 궁합처럼 쇼핑때마다 따라다니는 커플은 금상첨화이다. 

그러나 평소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쇼핑을 멀리하시는 분들은 되도록 보지 말기를 권한다.  도덕책 한권 쓰고 나온다.


쇼핑은 무엇인가를 사고 싶다는 욕구가 드는 순간부터 즐거움은 시작된다.  올 봄 지름신이 오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면 과감하게 쇼퍼홀릭이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  명품이 즐비한 백화점 1층이 아니더라도 강남역 지하상가나 일산 할인매장등에서 레베카를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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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jeremy797
제레미는 '업'으로는 미디어로 먹고살며 IT의 미래를 고민한다. '생'으로는 여행, 운동, 걷기, 캠핑, 커피, 독서 등등을 즐긴다. 제레미의 '생각저장소' 는 '업'에 관한 고민과 소소한 일상을 모두 담고있다. jeremy797@gmail.com / twitter : @comi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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