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디지털방송 제공사인 디지털 케이블, 위성방송, IPTV등은 셋톱박스를 조정하는 리모컨에 컬러(color) 버튼을 두었다. 빨간색, 노란색, 녹색, 파란색 등 4가지 색깔로 구분된 버튼이다.
이 버튼은 주로 인터랙티브TV 서비스를 작동하는 데 사용된다. 그 중에서도 빨간 버튼은 주로 마지막 명령으로 사용된다. T커머스(T-Commerce)의 상품 구매 주문, TV 게임 서비스의 로딩(loding) 등을 명령 하려면 리모컨의 빨간 버튼을 누르면 된다. TV 화면에는 리모컨과 동일한 이미지로 컬러 버튼이 표시된다. TV 화면에서 보이는 컬러 버튼 표시를 보고 리모컨을 누르라는 UI상의 약속이다.

그런데 디지털TV 도입 초기에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곤 했다. 어떤 시청자가 어렵게 TV 게임 화면까지 이동했는데 도저히 게임 로딩을 할 수가 없다면서 콜 센터로 전화를 걸어왔다.

"게임 화면까지 왔는데 어떻게 게임을 할 수 있나요?"

콜센터 요원이 대답했다.

"고객님! 리모컨의 빨간 버튼 보이시죠? 그 버튼을 누르시면 게임이 열립니다."


그 다음 시청자의 대꾸가 황당했다
.

"어……빨간 버튼을 눌렀더니 TV가 꺼졌어요!"


TV가 꺼지다니! 상황은 이렇다. TV리모컨에는 빨간 버튼이 2개가 있다. 리모컨 최상단에 있는 전원 버튼이 빨간색이고 하단부에 있는 인터랙티브TV 서비스 명령 버튼 또한 빨간색이다. 디자인과 모양새가 조금 다르긴 하지만 시청자가 보기엔 모두 빨간 버튼이다. 시청자들이 전원 버튼인 빨간색 버튼을 눌러 TV를 꺼버리는 사례가 자주 발생했다. 마치 수십 년 전 PC의 윈도를 닫으라고 했더니 창문을 닫아버린, IT 문화 도입기에 발생한 우스꽝스러운 사례와 동일하다.

 

왜 이렇게 헷갈리는 컬러 키를 도입했을까? 영국의 위성방송 BSKYB를 모태로 탄생한 한국의 위성방송 스카이 라이프가 가장 먼저 리모컨에 컬러 키를 도입하면서 그 후의 모든 사업자들이 뒤를 이었다. 그런데 컬러 키는 국제 규격이 아니다.

미국의 케이블
TV 사업자인 타임 워너 케이블(Time Warner Cable)은 인터랙티브TV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키로 A,B,C 라는 영문자의 세모형 버튼을 사용함으로써 둥그런 번호 버튼과의 혼란을 방지하고 있다.


TV
의 경우 화면과 리모컨의 거리가 멀기 때문에 이용자가 실수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 TV UI 개발은 눈높이를 낮춰 철저하게 소비자 입장에서 접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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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jeremy797
제레미는 '업'으로는 미디어로 먹고살며 IT의 미래를 고민한다. '생'으로는 여행, 운동, 걷기, 캠핑, 커피, 독서 등등을 즐긴다. 제레미의 '생각저장소' 는 '업'에 관한 고민과 소소한 일상을 모두 담고있다. jeremy797@gmail.com / twitter : @comi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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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좋은 말씀이십니다.
    철저하게 소비자의 입장에서 접근!

    양방향성이 가장 중요한 데이터 방송에서 이를 활성화 하려면 많은 것들이 필요하지만 역시나 리모콘도 한몫을 하고 있지요.
  2. 왠지 빨간 버튼 하면 전원 버튼이라는 느낌이 들어요.
    네모 버튼이면 멈춤, 세모 버튼이면 재생 이런 느낌도 들구요.
    직관적인 버튼 모양도 학습이 많이 따라와야 될 것 같습니다.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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